'대남 삐라' 도발, 북서풍 불어오는 바로 '이날'이 유력

25일 '역대급' 도발 이어지나
기상청 "25일 오후부터 북서풍 불 것"
풍선 통한 살포 예고…25일 오후 기상상황 관심

전쟁발발일 도발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장맛비도 변수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서는 주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 '대남삐라' 작업 중에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측이 대남전단 1200만 장을 뿌릴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디데이(D-day)로 한국전쟁 70주년인 오는 25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역대 최대 규모의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위한 준비가 끝나가고 있다"라며 "응징 보복의 시각은 바야흐로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통신은 "우리의 대적 삐라 살포 투쟁 계획은 막을 수 없는 전 인민적, 전 사회적 분노의 분출"이라며 "인민들의 지향과 요구는 곧 법이고 실천이며 민심의 격류는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북한이 구체적 시기를 밝히진 않았으나 대남전단 살포가 수일 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날씨다. 전단지를 풍선에 달아 띄워보내는 만큼 바람이 남쪽으로 부는 북풍에 실어보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와 황해도 상공은 계속 북동쪽으로 부는 남서풍이 불고 있어 풍선을 띄우기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남한 종심까지 살포하겠다"며 사실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를 살포 대상 지역으로 삼은 만큼 현재와 같은 풍향에서는 도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이 살포에 나선다면 한국전쟁 70주년 행사가 예정된 25일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이 풍향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서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이나 황해도 상공 기준으로 25일 오후부터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북서풍이 불어오고 26일 아침에 서풍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형풍선 3000여 개를 통해 대남전단을 살포할 계획인 만큼 기상 요건상 25일 실행할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전쟁 70주년이 주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북한이 이날 도발을 저지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날 장맛비가 예보돼 있다는 점 또한 변수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대남전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남전단 살포 예고는 북한이 이달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한 이후 나온 3번째 조치다.

북한은 9일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남북 간 모든 통신 연락선을 차단했으며 16일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이어 북한 총참모부는 "전선에서 대남 삐라 살포에 유리한 지역을 개방하고 우리 인민의 대남삐라 살포 투쟁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비방하는 문구를 담은 대남전단 실물을 공개하며 전단 살포 의지를 드러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