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스토어는 어떻게 전세계 증시를 움직이는 지표가 됐나

미국 애플의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스토어가 글로벌 경기 재개 여부를 보여주는 지표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애플스토어의 폐·개장 여부에 따라 애플의 밸류체인은 물론 글로벌 증시가 영향을 받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타나서다. 국내에서도 애플스토어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관련주들이 영향을 받았다.

22일 애플에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3.30% 떨어진 16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비에이치(-4.94%), 덕우전자(-3.85%) 등 국내 애플 밸류체인 업체들은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삼성전자(-1.70%), SK하이닉스(0.59%) 등 반도체 주가도 부진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4개주 11개 애플스토어가 다시 폐쇄하기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문을 닫은 애플스토어는 전세계 271개중 일부인 11개에 불과했다. 애플스토어의 매출도 전체 애플 매출의 8% 수준으로 크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애플스토어의 영업 여부 자체는 경기 활성화 여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투자자들에게 읽히고 있다. 실제 애플스토어의 폐·개장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미국 증시는 반응했다.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애플이 중화권을 제외한 전세계 매장을 폐장한다고 발표한 다음 거래일인 19일 나스닥 지수는 12.32% 폭락했다. 애플스토어 폐장이 직접적 원인은 아니더라도 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한 경기 위축 우려를 피부로 와닿게 해준 사건으로 투자자들에게 각인됐다. 이후 4월 16일 애플이 한국 매장을 시작으로 전세계 매장을 다시 열겠다고 발표하자 다음 거래일인 17일 나스닥 지수는 1.38% 반등했다. 미국 언론에서도 애플스토어 재개장이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애플스토어 100여개 매장이 추가 개장한 5월 17일 다음날에도 커진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며 나스닥 지수는 2.44% 올랐다.

반대로 19일 오후에는 애플스토어 재폐장 소식이 전해지자 나스닥 지수가 급락, 장중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스토어 개장여부에 따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