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선 뚫린다"…은평·관악 집값 벌써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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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적격성조사 통과서울 관악구와 은평구를 관통하는 ‘서부선 도시철도’의 민자적격성 통과 소식으로 서북권 아파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선이 개통되면 지하철 6호선 새절역에서 1호선 노량진역까지 이동시간이 기존 36분에서 22분으로 줄어든다. 그동안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힌 은평구 백련산 일대와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등이 수혜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6개역 건설…2028년 개통
지하철 1·2·6·7·9호선 환승
서북~서남부 연결 '균형발전'
서부선 민자적격성 조사 통과서울시는 ‘서부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22일 밝혔다. 서부선은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출발해 동작구 노량진역을 지나 은평구 새절역(6호선)을 잇는 도시철도 사업이다. 총연장 16.15㎞에 16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민간투자 심의 등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하반기에 시행사와 운영사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공고를 낸다. 2023년에 착공해 2028년 개통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가 1조6191억원에 달한다.
서부선은 5개 노선을 환승할 수 있는 지선 노선이다. 주요 환승역으로는 새절역(6호선)·신촌역(2호선)·광흥창역(6호선)·노량진역(1호선·9호선)·장승배기역(7호선)·서울대입구역(2호선) 등이 있다. 서울시는 서부선이 개통되면 지역 간 교통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부선은 대중교통 사각지역 해소를 위한 핵심 사업이자 지역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며 “서북(은평·서대문)과 서남부(동작·관악)를 도심부와 직결하는 새로운 교통축을 완성해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울시는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경전철을 조기에 착공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부선 정책설명회에서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과 목동선(신월~당산역), 난곡선(보라매병원~난향동), 면목선(청량리~신내동) 등 경전철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백련산 일대와 가재울 등 호가 뛰어
전문가들은 서부선 사업 추진의 주요 수혜 지역으로 은평구 백련산 일대와 관악구 서울대입구역 일대를 꼽고 있다. 이들 지역은 교통 소외지로 분류돼 상대적으로 집값이 약세였다. 서부선이 들어오면 이 지역의 이동시간이 대폭 단축된다. 종점인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노량진으로 이동할 때 현재 23분에서 7분으로 최대 16분 단축된다.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기대에 향후 개통될 역 인근 집값에서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 일대 아파트가 개발 기대감에 움직이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응암동 B공인 관계자는 “서부선 민자적격성 통과 소식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고 호가가 벌써 1000만~2000만원 오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은평구 ‘백련산힐스테이트3차’ 전용 84㎡는 지난 13일 7억8000만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7억5000만원)보다 3000만원 상승했다.
1월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관악구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2차’ 전용 84㎡ 입주권도 이달 들어 11억원에 거래됐다. 1만1000가구 규모의 ‘가재울뉴타운’ 아파트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남가좌동 D공인 관계자는 “서부선 신설역이 들어서는 명지대역 인근 아파트 단지의 거래가 늘고 호가가 뛰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