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원구성·추경심사 이달 중 끝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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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할 일 아냐" 강행 예고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번주 안에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완료한 뒤 다음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22일 밝혔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원(院) 구성 협상에 복귀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원장(예산결산특별위원장 포함)을 모두 가져가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통합당이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을 고수하는 한 주호영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어 국회 공백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합당에 국회 복귀 촉구하며
상임위원장 독식 카드도 만지작
이번주 주호영 복귀 가능성에
성일종 "전적으로 與에 달려"
이해찬 “인내심에 한계 있다”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주에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임위 구성을 끝내고 다음주엔 3차 추경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이는 (야당과) 협상이나 양보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통합당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추경은 집행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반드시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과 국민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며 통합당을 재차 압박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통합당을 향해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도 (원 구성을 위한) 수만 가지 실마리가 생긴다”며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기 위해 태업을 하고 있다”며 “여당이 아니라 국민과 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독자 선출했다. 이날 민주당 내에선 통합당이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거부)을 계속할 경우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포함한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도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12개 상임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일단 배정해 3차 추경안 심사를 완료한 뒤 당초 야당 몫으로 염두에 둔 7개 상임위원장은 통합당에 돌려주는 식으로 ‘한시적 원 구성’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민주당 내에선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경제, 외교·안보 등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국정 운영의 책임을 여당이 전적으로 짊어지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은 “18개 자리를 다 가져가는 것은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고 오히려 여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회의에서도 일단 주 원내대표의 국회 복귀를 기다려본 뒤 대안을 고민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주호영 복귀 여부 불투명
통합당은 이날도 민주당을 향해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민주당이 법사위 대신 ‘알짜’ 상임위 몇 개를 야당에 주겠다며 교란작전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내 일부 다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노리는 것을 민주당이 협상에 교묘히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런 제안은 우리가 받으면 안 되니 민주당에 전(全)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더 협상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김성원 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제 우리가 협상을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여당은 법사위원장 선출을 철회하고 다시 야당 몫으로 넘기든지, 아니면 상임위원장을 모두 맡든지 하라”고 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김성원 수석부대표를 만나 정무·국토교통·예결위원장 등 통합당 몫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자고 재차 제안했지만, 김성원 수석부대표는 거절했다.
지난 15일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자 선출 후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 원내대표가 이번주 국회로 복귀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주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도 이날 “주 원내대표가 25일 열릴 비대위 회의엔 참석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당 비대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주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은 ‘이번주 복귀할 가능성이 없진 않다’는 뜻”이라며 “복귀 여부는 여당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했다.
하헌형/김소현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