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차 대유행 조짐…다음달 전국 확진자 하루 800명씩 늘 수도"

박원순 서울시장 경고

"사회적 거리두기 재개 검토"
질본 "수도권 이미 2차 유행"
부산항 러 선박 선원 16명 확진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한 달 후 전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800여 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시기가 7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다. 박 시장은 상황이 악화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2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하고 “코로나19 장기전과 2차 대유행의 나쁜 징조들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당초 감염병 전문가들은 2차 대유행 시기를 올가을로 예상했지만 지금 추세라면 7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발생 전까지 환자 1명이 감염병을 전파하는 수를 일컫는 ‘감염재생산지수(R)’가 전국 평균 0.58 수준이었다. 당시엔 확진자 2명당 1명이 전파 감염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4월 30일 이후부터 이달 11일까지 해당 지수가 1.79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한 달 뒤 하루 확진자 수가 8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는 게 박 시장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사흘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 가동률이 70%에 도달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생활 속 거리두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다시 전환할 경우 방역수칙의 범위와 수준이 강화된다. 미술관, 박물관 같은 실내 공공시설뿐 아니라 국립공원과 생활체육시설 등 실외 시설도 문을 닫을 수 있다.

특히 초·중·고교 등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환하면 교육부, 교육청과 협의해 등교 중지 여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미 코로나19 2차 유행이 진행 단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수도권은 1차 유행이 3~4월에 있었고 한동안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며 “2차 지역사회 감염이 유행하고 있고 이런 유행이 반복되면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질병관리본부는 22일 오전 0시 기준 전국적으로 17명이 추가로 확진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1만2438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부산항에 정박한 러시아 국적 화물선 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하역 작업 등을 위해 이 화물선에 올랐던 부산항운노조원과 선박 수리공 등 160명가량이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됐다.

하수정/박종관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