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미국 수출 '0'…부산 수출 10년 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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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8%↓…7억달러대로 추락지난 5월 부산지역 기업들의 수출이 7억달러대로 내려앉으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상태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르노삼성자동차의 닛산 로그 수탁생산 물량이 끊어진 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품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부품업체들 도미노 파산 우려
한국무역협회 부산본부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부산지역의 5월 수출 실적이 7억4369만달러를 기록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7.7% 감소한 수치다. 부산지역 수출이 7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2월(7억2349만달러)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전국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23.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부산지역 수출 감소 폭이 더 두드러진다.
무협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 수출물량 중단 등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대중 수출이 증가한 동광을 제외한 부산의 주요 수출품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연도강판 21.3%, 원동기 34.7%, 주단강 23.1%, 선박용 엔진 및 부품 41.3% 등이다.
승용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은 지난해 5월과 비교해 각각 86.2%와 62.2% 줄어들었다. 미국 승용차 수출은 단 1달러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자동차 수출은 8731만달러로 당시 수출액 1위 품목이었지만 지난 4월 5만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아예 실적이 없었다.중국은 동광 수출에 힘입어 3개월 연속 미국을 제치고 부산 수출 대상국 1위를 기록했다. 김상래 무협 부산본부 과장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역 경제의 한 축인 관광산업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부산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도 “부산의 수출 주력 산업인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부품업체들도 생산을 줄이거나 멈출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