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핵무기 협상 시작했지만…전문가들 "전망 어두워"

미국 "중국도 협상 참여해야"
전문가들 "협상에 관심 없다는 반증"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군축 담당 특사(오른쪽)와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마셜 빌링슬리 트위터

미국과 러시아가 장거리 핵무기 통제 연장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미국의 마셜 빌링슬리 군축 담당 특사와 러시아의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22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내년 2월 만료되는 '신전략 무기감축 협정(뉴 스타트)' 연장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양국 사이에 마지막으로 남은 핵무기 통제 협정 뉴 스타트는 두 나라의 핵미사일 발사대와 핵탄두 수를 각각 800개, 1550기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외신들은 23일 오전까지 예정된 이번 협상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정치 분석가인 표도르 루키야노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합의된 조약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제한을 거부했다"며 "뉴 스타트가 예외가 될 것이라는 어떠한 기미도 없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협상에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전망을 어둡게 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국방 분석가 송중핑은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협상에 절대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무기통제협회 대럴 킴볼 전무도 중국을 협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합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일하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트럼프 행정부는 뉴 스타트를 연장할 생각이 없으며, (뉴 스타트가) 만료되도록 하기 위한 냉소적인 구실로 3자 군축 회담에 대한 중국의 무관심을 부각하려고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빌링슬리 특사는 중국을 겨냥해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국기가 장식된 빈 자리 사진과 함께 "베이징은 비밀의 만리장성 뒤에 여전히 숨어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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