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잠실 아파트, 세입자 있으면 무조건 거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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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토지거래허가제 가이드라인' 배포앞으로 서울 삼성동과 청담동, 대치동, 잠실동 일대 주택이나 상가를 매매할 땐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전 등기 시점까지 임대차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면 허가가 불가능하다. 상가의 경우 소유주가 일부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
등기일 전 임대차계약 만료시 허가 후 거래
상가는 소유주 거주·경영시 일부 임대 가능
국토교통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토지거래허가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다. 용산정비창 일대에 이어 삼성·청담·대치·잠실동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허가 기준에 대한 혼선이 발생한 탓이다.주택의 경우 대지지분이 18㎡를 초과할 땐 거래하기 전에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2년 동안 자신이 직접 거주하는 게 원칙이다. 해당 주택에 임차인이 거주중이라면 원칙적으론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해당 주택의 소유권이전 전에 임대차계약이 종료된다면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잔금 납부일이 통상적인 계약 관행인 2~3개월 안에 있고 이날까지 해당 임대차계약이 만료된다는 걸 소명하는 경우에 한해 허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 “임대차계약의 묵시적 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빙자료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파트 등을 취득한 뒤엔 자신이 거주하는 게 원칙이지만 일부 임대는 가능하다. 실거주를 하는 집의 세대분리형 공간 등이 대상이다. 다만 국토부는 일부임대를 가장하는 사례를 적발하기 위해 이용실태 조사를 할 계획이다.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경우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자유롭게 임대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 사람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공유지분 거래의 경우엔 지분별로 허가 대상 면적 여부를 따진다. 예컨대 두 사람이 5 대 5로 공동소유한 주택의 대지지분이 30㎡라면 이들의 각자지분이 15㎡로 허가 기준(18㎡)보다 작기 때문에 허가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부는 부부나 가족 등 세대 구성원이 공유지분을 각각 취득할 경우 같은 사람이 취득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사례에서 남편과 아내가 공유지분을 15㎡씩 취득한 경우 한 사람이 취득한 30㎡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허가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유주택자인 경우에도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 하는 사유나 주택의 추가 취득 사유 등을 소명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존 주택을 처분할 것인지 임대할 것인지 등을 담은 처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오피스텔은 허가가 필요하다. 기준면적은 상업지역(20㎡)이 적용돼 주택(18㎡)보다 넓다. 허가를 받고 매매하더라도 주택과 마찬가지로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긴다.
상가 또한 토지면적이 20㎡를 초과할 때 허가 대상이다. 자신이 직접 이용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가는 취득 후 임대를 주는 경우가 많아 직접 이용 조건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정부는 소유주가 해당 꼬마빌딩 등 상가건물의 공간을 직접 이용하는 경우 구청장의 판단에 따라 나머지 부분에 대한 임대 제공이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다만 자신이 이용하는 공간과 임대를 하려는 공간이 구분소유 등으로 분리돼 있어야 한다. 또한 거래허가를 신청할 땐 토지이용계획서에 구체적인 임대계획을 담아 제출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시·군·구청의 허가를 받은 뒤 매매하는 게 골자다. 주거·상업용지별로 2년 실거주나 자기 경영 등의 조건이 따른다. 매매나 임대도 금지된다. 이를 어길 경우 취득가액의 30%를 과태료로 낸다.정부와 서울시는 지난달 용산정비창과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삼성·청담·대치·잠실동 등 강남 일대도 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들 지역에서 대규모 개발 사업이 예정돼 있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사실상의 주택거래허가제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토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들의 실거래에 대해 자금조달계획서 등 증빙자료를 검토해 이상거래를 조사할 예정이다. 허가를 회피할 목적의 계약일 허위작성 등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