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대선주자 백종원' 논란…당내서도 "정치가 장난이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본소득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다소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당 소속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누구를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방송인 백종원 씨를 언급한 것으로 23일 전해졌다.김 위원장은 "여야 할 것 없이 인물이 한 명도 없다. 특히 통합당은 골수 보수, 꼴통 이미지부터 바꿔야 한다"면서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떠냐. 이렇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친화적인 사람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지금 통합당 후보군이라는 분들이 대중과 괴리감이 있기에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편한 어법으로 소통가능한 분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백 씨를 예로 든 것 뿐"이라며 "백 씨를 후보로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 위원장 측은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백 씨가 직접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때문에 차기 대권주자와 관련 김 위원장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김 위원장 발언이 경솔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도입 주장을 펼쳐 논란을 빚기도 했다.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정당들은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 기본소득 주장이 나올 때마다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자 당내에선 "좌파 정당을 만들려 하느냐"는 반발이 나왔다.논란이 커지자 김 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본소득을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다. 미래를 대비해 미리 연구하자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한 통합당 관계자는 "정치가 장난이냐"면서 "총선 참패 후 빨리 당을 수습해야 하는데 (김 위원장 실언 때문에) 당이 희화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