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위터, 트럼프 트윗 아예 '숨김' 처리했다

앞서 세 차례 '경고' 딱지 받은 트럼프
이번엔 '가학적 행위' 제재로 숨김 처리
트위터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을 아예 숨김 처리했다. 트위터는 "이 트윗은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앞서 세 차례 트위터로부터 '경고' 딱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이번엔 아예 '숨김' 처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향해 무력 사용을 경고한 글이 트위터 운영 규칙인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원칙'을 위반했다는 게 이유다.

트위터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올린 트윗을 '숨김 처리'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가 대통령인 한 워싱턴DC에는 결코 '자치구'는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그러려고 한다면 심각한 물리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썼다.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숨겨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해당 글이 '숨김' 조치되면서 이 트윗을 보려면 따로 '보기'를 눌러야 한다. 트위터는 "이 트윗은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트위터의 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 안내했다. 다만 "공익 측면에서 이 트윗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며 트윗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대신 '좋아요' 누르기, 답장, 공유, 리트윗 등은 불가능하다.

트위터는 운영원칙을 위반한 글을 삭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선출직 공무원의 행동과 진술을 토대로 얻을 수 있는 상당한 공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러한 트윗은 예외로 지정해 기록을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미 CNBC방송은 최근 들어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콘텐츠 운영 원칙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건 불과 몇 주 사이에 네 번째다.앞서 트위터는 지난 5월 '우편투표는 선거 조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경고 문구를 넣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부터 직접적인 경고를 받은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인종차별 철폐 시위대를 겨냥해 시위대가 '약탈하면 발포한다'고 위협했고, 트위터는 곧 '폭력 미화 행위에 관한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며 추가로 경고 딱지를 삽입했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두 명의 아기 영상에 '조작됐다'는 경고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트윗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자치구'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미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시애틀 시위대는 지난 8일부터 2주 넘게 도심 관광 명소인 캐피톨 힐 지역을 점거하고 '자치 구역'으로 선언해 당국과 대치 중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