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전기로 달리는 특수 무인차…해외시장 공략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HR-셰르파의 경비정찰 기능 등을 시연했다. 현대로템 제공
방산업계에서는 사람 없이 작동하는 무기와 시스템인 무인방산체계가 화두다. 미확인 지역이나 위험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무인장비를 활용하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자 수송과 반복적인 작업에서도 무인시스템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방산업체들이 무인체계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이유다.

현대로템은 K2전차, 차륜형 장갑차 등 전통적인 지상무기 외에도 HR-셰르파 등 무인차량을 중심으로 무인체계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는 유인체계와 무인체계를 아우르는 복합체계 수주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전기구동 방식 무인차량 개발

현대로템은 2005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실외화재진압로봇 개발과제, 국방과학연구소의 자율주행 실험차량 연구개발에 참여해 무인차량 개발의 기반을 다졌다. 2011년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무인감시정찰실험플랫폼 연구를 수행하면서 본격적인 무인차량 개발에 나섰다.

현대로템의 대표적인 무인차량은 2018년 10월 ‘2018로보월드’ 전시회를 통해 최초로 콘셉트 모델을 선보인 HR-셰르파다.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 중인 전기구동 방식의 민·군 겸용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2018년부터 개발에 착수했다.HR-셰르파는 목적에 따라 장비를 다양하게 탑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경호경비, 감시정찰, 물자·환자 이송, 화력지원, 폭발물·위험물 취급 및 탐지, 특수임무 등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다. 원격주행 기능과 함께 차량 앞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등 자율주행 능력도 갖췄다.

HR-셰르파는 경차 이하의 작은 크기에 6륜 전기구동 체계를 갖췄다. 360도 제자리 회전 능력 등으로 기동성이 뛰어나다. 최대 시속 30㎞이며 보병의 기동 속도에 맞춰 실제 운용 시에는 주로 시속 5~10㎞로 운행한다.

냉각수를 활용해 배터리를 냉각하는 수랭식 배터리 시스템과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장거리 운행은 물론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기동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6시간 이상 기동한다. 구동을 위한 충전으로는 전기 콘센트 연결을 통한 완속충전과 외부 장치를 이용한 고속충전을 지원한다.HR-셰르파는 공기 주입이 필요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장착했다. 에어리스 타이어는 총격에도 펑크가 나지 않고 내구성이 우수해 차량 특성상 야지와 험지에서 활용도가 높다.

현대차 기술 접목해 차별화

현대로템은 지난해 11월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경호안전통제단과 함께 HR-셰르파의 원격 및 자율주행 기반 경비정찰 임무 수행 능력을 시연하기도 했다. 근거리 조종 원격주행을 통해 경비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비롯해 별도의 통제차량을 통한 원거리 원격주행, 차량 앞 경호요원을 인식해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지정된 경로를 스스로 탐색해 순찰하는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현대로템은 글로벌 무인체계 시장 공략을 위한 협업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T와 ‘5G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 관제플랫폼 개발 및 사업을 위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