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현대모비스 등 우량주 동반 급등

자동차, 반도체 등 국내 증시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종목들이 24일 동반 급등했다. 그동안 주가 상승이 비대면(언택트)이나 바이오 등 신산업에 집중돼 이런 종목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었고, 전날 발표된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양호한 수치를 보이는 등 하반기 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24일 6.22% 오른 2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종목이 이처럼 큰 폭으로 는 오르는 건 이례적이다. 이날 현대글로비스도 5.71% 급등했고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4.65%, 4.36%씩 올랐다. 대부분의 주요 자동차 관련 종목이 코스피지수(1.42%)보다 많이 상승했다.

반도체주도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92% 올랐고 SK하이닉스도 2.26%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반도체 관련 종목인 동진쎄미켐(14.01%), 티씨케이(4.21%), 이오테크닉스(3.87%) 등이 줄줄이 주가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기(3.03%), LG이노텍(2.44%) 등 스마트폰 관련주도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19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104억원을 순매도하며 전날과 비슷한 투자 규모를 유지했고, 외국인은 1536억원어치를 팔아 국내 증시 이탈 흐름을 지속했다.

이날 전통적 강세 종목의 주가가 오른 건 기관의 순환매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주가 상승이 언택트와 바이오에 집중되면서 이들 종목은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날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PMI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자 기관이 이들 종목을 사들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관련 종목이 많이 오른 건 최근 미국 중고차 가격지수가 상승 반전하는 등 하반기 수요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라며 "반도체는 최근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하반기까지는 상황이 나쁘겠지만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