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 이번엔 하나은행과 '맞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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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진출 기업 지원" MOU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이 국내 기업들의 신흥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해외 중장기 프로젝트 금융지원에 강점을 갖고 있는 수은과 각국에서 대출 영업 노하우를 확보한 하나은행이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에서다.
수은과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글로벌 거래 금융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통해 강조한 동남아시아와 유라시아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에 원활하게 금융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로 돕자는 게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방문규 수은 행장은 협약식에서 “두 은행은 2013년 이후 100억달러 이상의 무역금융을 공동으로 추진해왔다”며 “이번 협약으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사업 진출 기반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달 초 수은과 하나은행은 국내 기업이 우즈베키스탄에 전자제품 생산설비를 수출할 때 판매 대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우즈베키스탄 현지 기업이 국내 기업에 물품값을 잘 치를 수 있도록 2800만유로 규모의 대출을 우회적으로 해주면서다. 수출입은행과 하나은행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은행에 자금을 융통해주면서 한국 기업에 판매 대금을 줘야 하는 현지 기업에 대출해주도록 유도했다. 이런 금융기법을 전대금융이라고 부른다. 두 은행은 이 같은 전대금융 외에도 무역금융과 해외투자 전반에 걸쳐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한국 기업들의 무역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