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생산 中企 '우후죽순'

쌍방울·제이웨이 등 신사업 채택
하반기 마스크업체 두배로 늘듯
일부선 "시장 과열됐다" 우려도
한경DB
중소기업들이 최근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마스크 생산에 우후죽순 뛰어들고 있다.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 마스크 대신 한국산 제품을 찾는 글로벌 수요도 늘고 있어, 올 하반기 국내 마스크 생산업체는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쌍방울은 유상증자를 통해 657억원을 조달한다고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 자금 중 방역 마스크 생산을 위한 설비 구입, 공장 신축 공사비, 마스크 관련 원·부자재비 등으로 219억원가량을 쓸 예정이다. “마스크 신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쌍방울 외에도 최근 마스크 제조를 신사업으로 선택한 기업이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인 제이웨이, 자안, 아이컴포넌트 등이 사업목적에 마스크 제조를 넣어 신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일부 의류·패션업체들도 기존 MB 필터 마스크보다 생산이 용이한 천 마스크 생산에 나섰다. BYC는 이달 초 폴리에스테르, 폴리우레탄 재질의 패션 마스크를 출시했다.

올초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마스크 생산을 통해 매출을 보완하려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현재 MB필터를 넣은 마스크 생산업체가 200개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영세 마스크 공장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납품 계약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기계를 수입해 생산하려는 업체가 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마스크 생산업체가 5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찾는 글로벌 수요가 여전한 점도 제조업체들이 늘어나는 요인이다. 그동안 중국이 글로벌 마스크 수출에서 앞섰지만, 품질 미달로 미국, 유럽 등에서 반품되는 중국산 마스크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마스크 업자들이 생산기계와 원부자재를 중국산으로 공급하되 한국에서 최종 생산해 제3국에 수출하는 조건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하지만 국내 마스크 시장도 ‘레드오션’에 가까워 “시장이 과열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 치료제가 개발되면 마스크 시장이 급속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마스크 업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출 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보건용 마스크의 하루 생산량 중 최대 30%까지 해외로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마스크 생산업체 대표는 “한국 마스크를 찾는 수요가 여전하고 국내 마스크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수출 물량을 제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