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러브콜' 시스템·시스템옴므…'디지털 패션위크' 무대에 오르다

명품의 향기

한섬 '2021년 봄·여름 컬렉션' 디지털 프레젠테이션

고품질·합리적 가격에 15개국 진출
디지털 파리패션위크 참여 앞두고
신제품 화보·소개 영상 전세계 배포
한섬의 대표 인기 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25일 디지털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신제품을 공개한다. 한섬은 지난해까지 파리패션위크 기간 중 바이어를 대상으로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파리패션위크를 비롯해 밀라노, 런던 등 글로벌 패션쇼가 모두 디지털로 전환됐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디지털 프레젠테이션으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봄·여름 컬렉션 공개여성복 시스템과 남성복 시스템옴므는 25일 세계 바이어를 대상으로 ‘2021년 봄·여름 컬렉션’을 소개한다. 사전에 제작한 ‘콘셉트 소개 영상’과 ‘룩북(화보)’을 이날 공개한다. 세계 바이어에게 전용 사이트 주소를 공지했고, USB에 영상을 담아 우편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이 영상엔 시스템과 시스템옴므의 내년 봄·여름 제품 콘셉트와 특징, 모델들이 입은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유명 모델인 최소라와 태민이 신제품을 입고 도심 속을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가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작년까지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파리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열었다. 파리패션위크 기간엔 세계 유명 백화점과 편집숍 바이어들이 모두 프랑스 파리로 몰려든다. 신제품을 보고 선주문한다. 한섬은 디지털 프레젠테이션을 다음달 1일 일반인에게도 공개한다. 한섬의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시스템·시스템옴므의 내년 봄·여름 신제품의 주제(콘셉트)는 ‘뉴 스테이트’다. 호황기였던 1970~1980년대 미국 부르주아 계층의 관능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이 콘셉트는 뉴웨이브 음악에서 영감을 얻었던 지난 시즌 콘셉트 ‘뉴오더’와도 연결된다.

신제품은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한 것이 특징이다. 복고 스타일이지만 지금 입어도 세련돼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시스템 관계자는 “1970~1980년대 미국의 클래식한 문화와 고상한 태도, 관능적인 분위기 등을 반영했다”며 “과거의 문화와 현재의 트렌드가 공존하는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해외 진출 가속화한섬이 내년 봄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것은 화이트 슈트(정장)다. 1980년대에 유행한 스타일에서 차용했다. 재킷의 V존을 가슴까지 내려오도록 깊게 판 ‘피크트 라펠’ 디자인이 눈에 띈다. 1980년대에 유행한 디자인을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바꿨다.

여성복 시스템의 대표 제품으로 바지 정장, 드레이프(자연스럽게 주름이 잡혀 늘어지도록 하는 기법)를 활용한 원피스 등도 있다. 중성적인 느낌을 살려 당당함을 표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드레이프 디자인을 넣은 원피스는 밑단 가장자리를 과감하게 잘라내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시스템옴므는 신체 실루엣이 잘 보이는 실크 소재의 셔츠를 선보였다. 남성복은 여성스럽게, 여성복은 남성스럽게 표현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했다. 실크 셔츠에 반짝이는 금속 장식도 넣었다.

한섬은 파리패션위크를 통해 해외 유명 백화점에 진출하기도 했다. 프랑스의 프렝탕 백화점, 캐나다의 허드슨베이 백화점, 덴마크의 일룸 백화점과 글로벌 패션 전문 온라인몰 ‘센스’ 등 15개국 55개 유통업체와 도매 계약을 맺었다. 신제품을 선보일 때마다 판매 물량이 30% 이상 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올 들어 한섬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자 해외 유명 패션·유통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는 디자인과 원단 품질이 뛰어나지만 해외 브랜드보다 가격이 합리적인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한섬 관계자는 “작년에도 해외 바이어가 한국에 찾아와 ‘더 캐시미어’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는 등 한섬의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고 갔다”며 “지금까지 구축해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스템·시스템옴므뿐 아니라 한섬의 다른 브랜드들도 해외에 진출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