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6·25 맞아 워싱턴 한국전기념비서 헌화…취임 후 처음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한국전기념공원 찾아
한반도 정세에 우려 드러내, 文에 메시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인 25일(현지시간) 오전 미 워싱턴DC 한국전쟁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건 취임 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백악관 인근 한국전기념공원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미리 준비돼 있던 화환 앞에 선 뒤 잠시 묵념했다. 이어 화환에 다가가 꽃송이를 만지며 잠시 추모의 시간을 가진 뒤 거수경례로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예를 표했다.

진혼곡 '탭스'의 트럼펫 연주가 울려 퍼지자 동참한 고령의 참전용사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했다. 탭스는 미 남북전쟁 시절에 숨진 장병들을 위해 작곡된 것으로 1891년부터 미군 장례식에 공식적으로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수혁 주미대사 내외와 로버트 윌키 보훈부 장관이 서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겨 잠시 환담했다. 이 대사는 추후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정세에 관심을 표하고 우려도 드러냈다고 전했다.

또 이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평화가 유지되도록 노력을 계속 해달라는 요청에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 달라는 메시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지어 앉은 참전용사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대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고려해 2ｍ 정도 거리를 두기도 했다. 참전용사들의 자리도 조금씩 거리를 두고 배치됐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여분간 머물다 떠났다. 따로 기념연설을 하지는 않았으며 참석자들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한편 이전에도 미국 대통령들은 한국전쟁과 관련한 10주년 단위 기념일에 이곳을 찾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정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헌화 및 기념연설을 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정전 50년, 한국전쟁 발발 50년을 맞아 기념비를 방문하거나 연설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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