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실적에서 알 수 있는 10가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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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서 본의 아니게 가장 많이 회자된 브랜드입니다. 경기 회복의 모양이 'V'자가 아닌 '나이키 스우시'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탓입니다.
이런 나이키가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2020회계년도 4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세계 각국에서 스포츠화·용품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키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나이키의 실적에서 10가지 시사점을 찾아봤습니다.① 3~5월 매출 타격은 예상보다 더 컸다이번 분기 매출은 63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1억8000만달러)에 비해 38%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73억2000만달러보다도 훨씬 적습니다.
그만큼 각국의 경제 봉쇄로 인한 소비가 예상보다 더 감소했었다는 뜻입니다. 나이키의 경우 '락다운'으로 인해 야외 활동과 스포츠 활동이 줄면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② 온라인 판매는 급증했다
경제 봉쇄 이후 온라인 판매는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실적 발표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온라인 판매가 무려 75%(환율 변동폭을 감안하지 않으면 79%)나 폭증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판매는 지난 분기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당초 나이키는 온라인 매출 비중 30%를 2023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3년이나 앞당겨 목표를 이루게 됐습니다.
나이키는 '멀지않은 미래'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온라인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③ 온라인 판매는 예상외로 많은 비용이 든다
나이키는 이번 분기에 7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봤습니다. 1년 전 9억89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전환된 겁니다. 대부분의 영업망이 8주간 문을 닫았고, 공장 주문은 취소됐으며 재고는 수두룩하게 쌓였습니다. 이건 예상 가능한 비용 발생 원인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은 온라인에서 발생했습니다. 운송 및 반품 비용이 큰 압박을 가한 겁니다. 나이키의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45.5%에서 37.3%로 8.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④ 유통망은 엉망이 됐다팬데믹으로 인해 물류와 유통망이 엉망이 됐습니다. 도매상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물류망도 혼선을 빚었습니다.
이에 따라 나이키의 도매상에 대한 출하량은 거의 50% 감소했으며, 이는 31% 재고 급증(74억달러 규모)으로 이어졌습니다.
⑤ 중국의 소비 회복은 예상보다 강하다
지역별 판매를 보면 북미 시장의 매출은 지난 분기 46%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3%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환율 하락분을 감안하지 않은 절대 판매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 증가했습니다. 그것도 중국내 매장 대부분이 영업을 재개한 건 5월 중순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경제를 재가동했습니다. 소비가 상당히 빨리 회복된 것으로 판단됩니다.⑥ 경제 재가동으로 현재 미국 매장의 90%가 오픈됐다
이날 기준으로 나이키의 전세계 매장은 약 90%가 문을 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매장이 개장했고, 북미에서는 약 85%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EMEA)에서는 90%가 개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및 라틴아메리카(APLA)에서는 65%만이 문을 열었고 그것도 상당수 제한된 시간만 영업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⑦ 오프라인 판매는 아직 전년 수준에 못 미친다
나이키의 존 도너휴 최고경영자(CEO)는 6월 디지털 판매는 작년 동기에 비해 세자릿수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100%(두 배)는 넘는 겁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소매점에서의 판매는 아직 전년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⑧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나이키도 많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실적 전망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다만 도너휴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분기 이익은 45억1000만달러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⑨ 엄청난 현금을 쌓아놓았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 분기에 채권 발행과 은행 대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수천억달러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꽉 움켜쥐고 있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으니까요.
나이키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31일 현재 이 회사는 작년보다 41억달러나 많은 총 125억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6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금융사를 통해 종전의 두 배 수준인 40억달러를 크레딧라인으로 확보해놓았습니다.
⑩ 주가는 3월 저점 이후 60% 이상 급등나이키는 이날 실적 발표 뒤 시간외 거래에서 3~4% 내리고 있습니다.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때 주당 6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100달러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이는 올 초와 비슷하며, 작년 동기에 비하면 22% 오른 수준입니다. 실적은 작년보다 훨씬 못한 상태지만 말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지원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탓이겠지요.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이런 나이키가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2020회계년도 4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세계 각국에서 스포츠화·용품 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이키의 실적은 글로벌 경기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나이키의 실적에서 10가지 시사점을 찾아봤습니다.① 3~5월 매출 타격은 예상보다 더 컸다이번 분기 매출은 63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1억8000만달러)에 비해 38%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73억2000만달러보다도 훨씬 적습니다.
그만큼 각국의 경제 봉쇄로 인한 소비가 예상보다 더 감소했었다는 뜻입니다. 나이키의 경우 '락다운'으로 인해 야외 활동과 스포츠 활동이 줄면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② 온라인 판매는 급증했다
경제 봉쇄 이후 온라인 판매는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나이키의 실적 발표에서도 이런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온라인 판매가 무려 75%(환율 변동폭을 감안하지 않으면 79%)나 폭증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판매는 지난 분기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당초 나이키는 온라인 매출 비중 30%를 2023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코로나 팬데믹 덕분에 3년이나 앞당겨 목표를 이루게 됐습니다.
나이키는 '멀지않은 미래'에 전체 매출의 절반을 온라인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③ 온라인 판매는 예상외로 많은 비용이 든다
나이키는 이번 분기에 7억9000만달러의 손실을 봤습니다. 1년 전 9억89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전환된 겁니다. 대부분의 영업망이 8주간 문을 닫았고, 공장 주문은 취소됐으며 재고는 수두룩하게 쌓였습니다. 이건 예상 가능한 비용 발생 원인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은 온라인에서 발생했습니다. 운송 및 반품 비용이 큰 압박을 가한 겁니다. 나이키의 매출총이익률은 전년 45.5%에서 37.3%로 8.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④ 유통망은 엉망이 됐다팬데믹으로 인해 물류와 유통망이 엉망이 됐습니다. 도매상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물류망도 혼선을 빚었습니다.
이에 따라 나이키의 도매상에 대한 출하량은 거의 50% 감소했으며, 이는 31% 재고 급증(74억달러 규모)으로 이어졌습니다.
⑤ 중국의 소비 회복은 예상보다 강하다
지역별 판매를 보면 북미 시장의 매출은 지난 분기 46%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3%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환율 하락분을 감안하지 않은 절대 판매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 증가했습니다. 그것도 중국내 매장 대부분이 영업을 재개한 건 5월 중순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중국은 지난 3월부터 경제를 재가동했습니다. 소비가 상당히 빨리 회복된 것으로 판단됩니다.⑥ 경제 재가동으로 현재 미국 매장의 90%가 오픈됐다
이날 기준으로 나이키의 전세계 매장은 약 90%가 문을 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거의 모든 매장이 개장했고, 북미에서는 약 85%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또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EMEA)에서는 90%가 개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및 라틴아메리카(APLA)에서는 65%만이 문을 열었고 그것도 상당수 제한된 시간만 영업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⑦ 오프라인 판매는 아직 전년 수준에 못 미친다
나이키의 존 도너휴 최고경영자(CEO)는 6월 디지털 판매는 작년 동기에 비해 세자릿수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적어도 100%(두 배)는 넘는 겁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소매점에서의 판매는 아직 전년도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⑧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나이키도 많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올해 실적 전망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이죠. 다만 도너휴 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분기 이익은 45억1000만달러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⑨ 엄청난 현금을 쌓아놓았다
미국 기업들은 지난 분기에 채권 발행과 은행 대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수천억달러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꽉 움켜쥐고 있습니다. 미래를 알 수 없으니까요.
나이키도 마찬가지입니다. 5월31일 현재 이 회사는 작년보다 41억달러나 많은 총 125억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6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금융사를 통해 종전의 두 배 수준인 40억달러를 크레딧라인으로 확보해놓았습니다.
⑩ 주가는 3월 저점 이후 60% 이상 급등나이키는 이날 실적 발표 뒤 시간외 거래에서 3~4% 내리고 있습니다.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때 주당 6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100달러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이는 올 초와 비슷하며, 작년 동기에 비하면 22% 오른 수준입니다. 실적은 작년보다 훨씬 못한 상태지만 말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지원으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탓이겠지요.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