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관광·화성 도시 건설…머스크의 도전은 계속된다

터치스크린 작동 우주선
헬멧 일체형 우주복 등
민간기업의 기술 혁신 집결

내년 말 우주관광 상품 판매
2024년 화성 탐사 계획
지난달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달과 화성 여행을 위해 바다 위에 떠 있는 우주선 발사 기지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바다 위 우주선 발사 기지 개발에 참여할 직원(엔지니어)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기지가 달과 화성 여행뿐만 아니라 지구를 초음속으로 도는 여행에도 사용될 것”이라며 “첫 초음속 지구 여행 시험은 2~3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민간 주도로 바뀌는 우주 개발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머스크가 우주여행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세운 스페이스X는 지난달 30일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비행사 두 명을 태운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을 쏘아 올리며 인류 우주 개발 역사를 다시 썼다. 지금까지 유인 우주선을 띄운 국가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정부가 아니라 민간기업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가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한 이후 18년간 도전한 끝에 이뤄낸 성과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가 우주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중단한 지 거의 10년 만에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우주비행사를 궤도에 진입시키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우주선·우주복도 혁신의 결정체

스페이스X 우주선이 발사된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케네디우주센터 39A 발사대다. 이 발사대는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유인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린 역사적인 곳이다.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더글러스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 두 명이 탑승했다. 이들 비행사는 우주비행 경력이 있는 NASA 베테랑이다. 헐리는 크루 드래건 발사와 귀환을, 벤켄은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 등의 임무를 맡았다. 이번 비행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크루 드래건이 승객을 태우고 안전하게 우주를 다녀올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크루 드래건은 민간이 개발한 우주선이 얼마나 혁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우주선과 달리 전적으로 자동 운항하고, 테슬라 전기자동차처럼 버튼 대신 터치스크린으로 조작된다. 기내 온도는 18~27도로 유지된다. 스페이스X의 기존 화물 운반용 우주선을 유인선으로 개조한 것으로, 최대 수용 인원은 7명이다.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이 입은 우주복은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됐다. 과거 둥근 헬멧과 뚱뚱한 모양의 우주복과 달리 헬멧과 우주복이 일체형이다. 우주 공간에서 좀 더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체형에 맞춰 날씬하게 디자인했다.달·화성 개발도 현실화되나

머스크의 다음 목표는 달과 화성 여행이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의 민간 사업자로도 선정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엔진 42개를 장착한 로켓을 개발해 2024년 승객 100명을 태우고 화성 탐사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머스크는 50~150년 안에 인구 1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를 화성에 조성하겠다는 원대한 야심도 품고 있다.

스페이스X는 이르면 내년 말부터 탑승 인원 4명의 우주여행을 시도할 계획이다. 지구 저궤도에 진입해 짧은 시간 동안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고 돌아오는 여행이다. 비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십만달러(수억원)로 예상된다.

머스크는 우주여행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우주선 발사에 사용된 로켓을 회수해 재사용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바다 위에 우주선 발사 기지를 세우려 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의 우주여행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NASA 출신 전문가가 세운 액시엄스페이스는 민간 우주정거장을 세워 우주실험과 우주여행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리온스팬은 고도 333㎞ 상공의 우주호텔에 12일간 묵을 수 있는 950만달러짜리 우주여행 상품을 2022년 선보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정락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 jran@hankyung.comNIE 포인트

1. 자동차 한 대에 2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첨단 부품 15만 개가 들어가는 우주선 개발의 산업연관효과(산업 간 서로 연결돼 발생하는 파급효과)는 얼마나 클까.
2. 군사적 또는 체제 우위 선전 목적으로 미국과 소련 등 정부가 주도한 과거 우주 개발과 상업적 목적으로 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최근 우주 개발의 장단점은 각각 무엇일까.
3. 지구의 자원고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환경 파괴 우려에도 불구하고 화성 등 다른 행성에 지구인의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