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털기] 500km 달리는 신형 볼트EV…가격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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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기자의 [신차털기] 53회제법 달렸는데도 남은 주행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점차 주행거리를 신경쓰지 않게 됐다.
△ 쉐보레 볼트 EV 프리미어 시승기
▽ 1회 충전으로 414km 인증…500km 거뜬
▽ 대용량 배터리 탑재…가격은 '그대로'
▽ 가격 유지하다보니 첨단·편의기능 부족
한국GM이 최근 전기차인 2020년형 쉐보레 볼트 EV를 출시했다. 신형 볼트 EV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가 383km에서 414km로 늘어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직접 시승한 볼트 EV는 그간 전기차의 최대 약점이던 주행거리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차였다.볼트 EV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165·1765·1610mm인 소형차다. 뭉툭하게 올라오는 전면부 탓에 여느 소형차보다는 커보이는 착시효과도 낸다. 외관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을 찾기 어렵다. 이전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소형차이지만 실내공간은 제법 넉넉하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축간거리는 2600mm로 여유로운 편이 아니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엔 있었던 엔진과 미션 등이 없기에 공간 활용성은 더욱 뛰어났다. 수치를 봤을 때 뒷좌석 무릎 공간이 빠듯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앉아보니 준중형 자동차 수준으로 넉넉한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운전석은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인치 중앙 디스플레이가 시원한 인상을 줬다. 운전석 시야도 제법 넓었다. 내장재에서는 원가절감의 흔적이 보이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미래적인 분위기를 내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좁은 골목길을 빠져나가거니 주차 중 사용할 수 있는 어라운드뷰도 탑재됐다. 여느 차량과 비교해도 화질이 뛰어나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전기차 특유의 치고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대로에서 신호를 받고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경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를 몰듯 가속 페달을 살짝 밟으니 도로 위 다른 차들을 제치고 홀로 달리기 일쑤였다. 볼트 EV의 모터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동력 성능을 낸다. 일정 엔진회전수(RPM)에 도달해야 최대 토크를 내는 내연기관 엔진과 달리 처음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운전자들 사이에 전기차에 대한 호불호를 크게 나누는 요인 중 하나는 회생제동이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타력주행을 하면 브레이크를 살짝 밟은 듯 감속하며 배터리를 충전시킨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러한 감속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볼트 EV는 회생제동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D 모드와 회생제동을 적극 사용해 정지까지 가능한 L 모드를 제공한다. D 모드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운전할 때와 비슷한 타력주행이 가능하고, L 모드에서는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가속 페달만 쓰는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특히 L 모드로 주행을 하자 남은 주행거리가 거의 줄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2020년형 볼트 EV는 66kWh 배터리를 탑재해 414km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볼트 EV를 시승해본 이들은 회생제동을 감안하면 500km 주행도 무난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시승을 하면서도 다른 전기차를 시승할 때와 달리 남은 주행거리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충전소를 찾아야 할 일도 없었다.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면 생산단가가 크게 높아지지만, 출고가는 이전 모델과 동일하게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프리미어 4814만원으로 유지됐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신청하면 3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해진다. 차 크기를 생각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구입 후 유지비용이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다.생산 단가가 높아졌지만 출고가는 동결하다보니 원가절감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최근 출시되는 신차에는 앞 차와 간격을 조정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이 보편적으로 제공되지만, 볼트 EV에는 이 기능이 빠졌다. 차선이탈방지 기능은 들어갔지만, 능동적으로 차로를 유지하며 달리는 차로유지보조 기능은 빠졌다.
차로유지보조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은 반자율주행의 핵심 기능이다. 미래적 이미지의 전기차이지만 반자율주행은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큼직하고 화질도 좋은 중앙 디스플레이가 달렸지만, 내비게이션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 전동식 트렁크 버튼도 달리지 않아 트렁크를 여닫으려면 힘을 줘 밀어 올리고 당겨야 한다. 뒷좌석에서는 개방감을 높일 선루프의 부재도 다소 서운한 부분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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