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호 전사자 7인 유해 70년만에 봉환에 한층 결연해진 기념사

문재인 대통령은 6·25전쟁 70주년 기념식에서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조국은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의 가족이 직접 겪은 아픔까지 더해져 결연함이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5일 열린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147구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이어 "용사들은 이제야 대한민국 국군의 계급장을 되찾고, 7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며 "슬프고도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조국은 단 한 순간도 당신들을 잊지 않았다"며 "예우를 다해 모실 수 있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돌아온 147구의 유해중 신원이 파악된 7인 모두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영웅들이다. 장진호 전투는 스탈린그라드, 모스크바 전투와 함께 세계 3대 동계 격전으로 꼽힌다. 1950년 겨울 북한의 임시수도였던 강계를 향하던 미국 해병 1사단은 개마고원의 '장진호'라는 호수 일대에서 중공군에 포위된다. 전멸위기였다.

영하 30도를 밑도는 개마고원의 추위도 고통이었다. 혹한 속에서 해병 1사단은 17일동안 포위망을 뚫었다. 이들이 시간을 끄는 동안 20만명이 흥남에서 피난할 수 있었다. 마지막 피난선인 화물선 빅토리아호에 문 대통령의 부모와 갓난 아기였던 문 대통령의 누나가 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미국 방문 당시 "장진호 전투가 없었다면 문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미국을 찾았을 때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용사들을 만났다.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 급박한 순간에 피란민들을 북한에서 탈출시켜 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개인적으로 편지를 보내온 빅토리아호 생존 선원에게 답장을 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돌아온 7인의 영웅들의 헌신에도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어 "고 김동성 일병, 고 김정용 일병, 고 박진실 일병, 고 정재술 일병, 고 최재익 일병, 고 하진호 일병, 고 오대영 이등중사의 이름을 역사에 새겨넣겠다"며 "정부는 국민과 함께 호국의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