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어, 숨"…죽은 새끼 등에 업은 돌고래 모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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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새끼 수면 위로 올리는 장면 포착제주 앞바다에서 어미 돌고래가 이미 죽은 새끼를 수면 위로 계속 밀어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남방큰돌고래, 2주 이상 같은 행동 반복
국립수산과학원은 제주도 남방큰돌고래 조사에서 죽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는 어미 돌고래를 포착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지난 11일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남방큰돌고래 생태를 관찰하던 중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 돌고래를 수면 위로 올리려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새끼 돌고래는 태어난 직후 죽은 것으로 추정되며, 꼬리지느러미와 꼬리자루를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하지만 어미 돌고래는 자신의 몸에서 새끼의 사체가 멀어지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새끼를 주둥이 위에 얹거나 등에 업어 수면 위로 계속 밀어올렸다. 포유류인 돌고래는 숨을 쉬려면 수면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새끼를 살리기 위해 물 위로 계속 밀어올리는 행동을 반복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죽은 새끼의 크기나 상태를 고려할 때 어미 돌고래가 2주 이상 이런 행동을 반복해 온 것 같다"면서 "어미 돌고래가 죽은 새끼를 한동안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특이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에는 동해안에서 참돌고래 떼가 죽어가는 동료를 집단으로 밀어 올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동이 죽은 새끼나 동료를 위한 일종의 장례 행위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