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화일로 중남미, 봉쇄 '완화 vs 유지' 갈림길

멕시코·페루 '일부 완화' vs 아르헨 '봉쇄로 후퇴' 엇갈린 선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중남미가 봉쇄 완화와 유지의 갈림길에 섰다. 심각한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봉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서민 경제의 충격 등을 생각하면 봉쇄를 마냥 유지하기도 쉽지 않아서 각국 정부의 선택이 엇갈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페루 안디나통신 등에 따르면 페루 정부는 내달 1일부터 엄격한 봉쇄 조치를 다소 완화하기로 했다.

페루는 3월부터 전 국민 격리령을 시행해 왔는데 내달부터는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7개 지역과 14세 이하 어린이, 65세 이상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선택적인 격리를 하기로 했다. 수도 리마도 격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를 준수한 채 외출할 수 있게 된다.

다만 국경 폐쇄와 국가 비상사태는 유지된다.

페루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7만여 명으로, 중남미에서 두 번째, 전 세계에선 일곱 번째로 많다. 여전히 하루 수천 명씩의 확진자가 나오지만 5월 말에 비해선 신규 확진자가 다소 감소했고, 무엇보다 장기화한 봉쇄의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봉쇄 완화를 결정했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도 오는 29일부터 상점과 식당, 호텔, 쇼핑몰 등을 점진적으로 열기로 했다.

멕시코시티는 당초 22일로 봉쇄 완화를 예고했다가 꺾이지 않는 확산세 탓에 계획을 취소했는데 일주일 후 다시 완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멕시코엔 하루 최대 6천 명 넘는 확진자가 추가되는 등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3개월이 다 돼가는 봉쇄에 따른 충격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팬데믹이 이어지고 있지만,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 바이러스와 계속 함께 살아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개인 방역지침 준수를 강조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봉쇄 수위를 오히려 높였다.

역시 전 국민 의무 격리령을 내렸던 아르헨티나는 길어진 봉쇄를 다소 완화했었는데 코로나19 확산이 가속하자 다시 고삐를 조였다.

내달 1일부터 수도권 주민은 다시 생필품 구입 등을 위한 필수 외출만 가능해진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통행량을 크게 줄이고 감염과 병상 수요도 줄이기도 위해 수도권을 다시 봉쇄한다"며 다시 자가격리로 돌아가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파도를 넘지 못하고 있는 중남미 각국은 올해 큰 폭의 경제 후퇴가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남미 전체 경제 성장률은 -9.4%로 예상했다. 특히 페루(-13.9%)와 멕시코(-10.5%)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