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안산 반발하는 와중에…김포·파주 규제한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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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번째 부동산 대책, 김포·파주 규제지역되나정부의 6·17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가 된 인천과 경기도 안산시가 정부를 상대로 "취소 및 조정" 의견을 낸 가운데 정부가 김포와 파주를 규제지역에 포함할 수 있다고 밝혀 지역주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민들은 현실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내달 추가 규제책 내놓겠다" 언급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28일 KBS 1TV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정부가 이르면 내달 초 김포·파주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그는 "6·17 대책을 준비할 때는 김포와 파주가 이에 해당하지 않았다. 법률상 정량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도 "현재 김포와 파주에 대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장 분위기를 탐문 중이며, 시장 상황이 조건에 부합하면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김현미 장관 이어 박선호 차관까지 김포·파주 언급
박 차관의 발언은 지난 26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보다 수위가 높은 것이다. 당시 김 장관은 "김포와 파주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다른 지역도 그 대상이다"라면서 "시장 이상 징후가 나오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면서 각종 부동산 카페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일부 새 아파트에서만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확대 해석한다"며 경계하는 의견이 있는 한편 "내달 규제가 나오기 전에 지금이라도 서둘러야 하는게 아니냐" 등 매수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있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6·17대책에서 김포와 파주는 제외됐다. 그러면서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김포 집값 상승률이 이전보다 90배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김포는 일주일 사이 아파트값이 1.88% 급등했다. 전주(0.02%) 대비 상승률이 90배 가량 가팔라졌다.
조정대상지역 지정과 함께 투기과열지구까지 묶인 인천 서구, 연수구, 남동구 그리고 안산 단원구는 규제가 과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시는 정부의 6.17부동산 대책의 역효과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 선별적 지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달 말까지 군·구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국회의원, 시의회 의견 등을 담아 다음 달 말까지 국토교통부에 건의서를 올릴 예정이다.○ 인천시 "인구 감소하는 지역구까지 포함"
인천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 남동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동구와 미추홀구를 제외하도록 국토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시측은 “남동구, 동구, 미추홀구는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낮고 아파트 거래건수가 안정적으로 감소했다”며 “동구와 미추홀구는 원도심으로 2010년 이후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제외 요청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주택거래마저 위축되고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는 정밀하고 신중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규제 정책에 인천 지역에서는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3일엔 중구와 강화·옹진군을 지역구로 둔 통합당 배준영 의원이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국토부에 보냈고, 인천시의회도 24일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 안산시 "제한적 상승세…지정 취소해야"
안산시의회 또한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시의회는 지난 26일 열린 제263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유재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산시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 촉구 결의안'을 21명 의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결의안에서 안산지역 주택 가격 상승은 주택 공급물량 부족과 광역교통 시설 개선에 따라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정부 조치로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장상지구와 신길2지구 공공주택 공급 사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도 주장했다. 시의회는 "이번 조정대상지역 지정 등으로 안산 지역 주택 시장에 장기적인 혼란이 예상된다"
며 "결의안을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국회, 경기도 등에 전달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