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에도…서울 곳곳서 최고 매매가 속속 기록

서울외곽도·강남권도 모두 '강세'
서울·경기 6월 거래량 올해 최다 전망
김포 등에서는 풍선효과 '계속'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이 다시 튀어 오르는 분위기다.수도권 대부분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 수요가 서울로 눈을 돌리고 있고,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을 우려한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며 거래가 크게 늘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주택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계속되는 전셋값 불안도 집값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김포·파주 등 규제를 비켜간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추가 대책 발표 여부가 주목된다.◇ 6·17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곳곳서 신고가 '행진'
28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6·17대책 이후 수도권·지방 일부 지역의 부동산 과열 분위기는 누그러지고 있지만, 서울에서는 집값 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강세가 서울 외곽 지역의 중저가·소형 아파트로 옮아가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정보를 보면 24일 노원구 상계동 미도 전용면적 87㎡는 6억5천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신고돼 역대 최고 매매가격을 기록했다.같은 동 벽산 전용 59㎡는 22일 4억3천만원에 매매가 이뤄져 역시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중계동 중계그린1단지 49㎡는 20일 4억3천300만원에 신고가로 매매됐다.
중계동 경남아너스빌 84㎡의 경우 올해 들어 한 번도 매매가 없다가 대책 발표 이후인 20일 6억5천만원 신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계동 H공인 관계자는 "중계동은 물론 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값이 지금 급속도로 오르고 있다.여름방학 수요도 있지만 6·17대책으로 재건축 2년 거주 요건에 강남도 막히고 수도권도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투자자들이 수도권 갈 바에 서울로 돌아오고 있다.

이제 9억원 이하 아파트는 모두 없어질 판"이라고 말했다.

구로구 개봉동 현대홈타운 전용 84㎡는 20일 6억9천만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고, 구로구 천왕동 천왕이펜하우스4단지 85㎡는 6억2천700만원에 거래돼 역시 신고가 기록을 깼다.

◇ '마용성'도 아파트값 강세 계속…"전세, 공급 부족으로 불안"
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집값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애오개아이파크 전용면적 30㎡는 24일 4억6천만원에 거래돼 최고 매매가격 기록을 다시 썼다.

같은 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는 이달 8일 전용 84㎡가 15억5천만원(15층)에 매매돼 최고가를 기록한 뒤 가격이 내리지 않고 있고,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는 59㎡가 16일 13억8천만원(5층)에 손바뀜해 신고가를 갈아치운 뒤 상승세다.

아현동 H공인 대표는 "6·17대책 이후에도 집주인들이 집값이 오히려 오를 것이라며 가격을 더 올리고 있고, 거래도 활발하게 되고 있다"며 "대출 규제 때문에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값이 더 강세를 보이는 추세"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세도 강세"라며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2천만∼3천만원씩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1단지 전용 59㎡의 경우 이달 10일 보증금 6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지금은 집주인들이 7억원 안팎을 부른다고 한다.
H공인 대표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매매가가 오르면 전세가 오르기도 하고, 또 전셋값이 오르면 집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작년 7월 첫째주 이후 52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불안한 모습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용산구 정비창 인근 동부이촌동 아파트들도 규제 후 가격은 더 오르고 매물은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동부이촌동 H공인 대표는 "인근 강촌아파트 규제 후에도 더 올랐고 물건도 거의 없다"며 "예전에 나온 물건은 다 소진됐고, 지난주 내놨던 매물은 집주인들이 다시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성동구 행당동 K공인 대표도 "대책 발표 후 전체적으로 이 지역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작년 7∼8월 상승기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기억했다.

◇ 토지거래허가구역 잠실서도 '신고가'…신천동 등 풍선효과도
강남권 고가 아파트 가격도 내려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규제로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송파구 잠실동에서도 신고가 경신 소식이 들린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5㎡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효 전날인 22일 16층이 23억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날 같은 아파트 전용 28㎡가 11억1천만원(5층)에 매매되며 최고 매매가격을 경신해 규제 이후에도 가격이 오히려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잠실동에 인접했지만, 이번 규제에서 벗어난 신천동 파크리오의 경우 전용 144㎡가 15일 5층이 19억원에 거래됐는데, 대책 이후인 20일 2층이 19억8천만원에 매매되고 26일 30층이 22억4천만원에 거래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쓰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 거래도 폭증세…서울·경기 6월 거래량 이미 5월 추월
6·17 대책 이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상승은 활발한 거래량이 뒷받침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계약이 신고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5천619건으로, 이미 지난달 거래량(5천479건)을 넘어섰다.

신고 기한이 한 달 이상 남은 점을 고려하면 이달 거래량은 올해 최대인 2월 거래량(8천268건)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개 구에서 지난달 거래량을 추월했다.

현재까지 서울의 거래량은 노원(733건), 강서(384건), 도봉(381건), 구로(373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9억원 이하의 중저가 매물이 많은 곳 위주로 투자와 실수요 매매가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노원구는 올해 들어 6개월 연속으로 서울 매매량 선두를 놓치지 않으며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원구 중계동 한화꿈에그린 전용면적 125㎡는 6·17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18일 8억6천만원(5층)에 매매 계약됐다.

이는 지난 2월 중순 같은 면적이 8억500만원(8층)에 거래된 것보다 5천500만원 오른 역대 최고가다.

이 단지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토요일에 방문자만 17팀이 왔다"며 "부동산 중개업을 20년 넘게 하면서 이렇게 바쁜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은 오르고 있는데, 매매든 전세든 물건이 없다"며 "6·17대책으로 강남도, 수도권도 막히면서 돈 있는 투자자들이 9억원 밑의 중저가 물건이 많은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다시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6·17대책에서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경기도도 현재까지 신고된 6월 거래량(1만9천861건)이 이미 지난달(1만6천978건)보다 많아졌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내 31개 시·군 가운데 21곳이 이미 지난달 거래량을 추월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추세를 볼 때 경기의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최다였던 2월(3만1천875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과 비교해 거래량 증가 폭이 큰 지역은 고양(78.1%), 김포(41.3%), 남양주(31.1%), 화성(27.9%), 수원(26.1%), 파주(24.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6·17대책에서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아 가격과 거래량에서 '풍선효과'가 두드러지는 김포의 경우 이달 아파트 거래(1천19건)의 54%(550건)가 대책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시 풍무동 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의 경우 24일 6억800만원에 매매된 데 이어 최근 6억5천만원 신고가에 거래가 이뤄지는 등 대책 발표 이후에도 수천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포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 85㎡는 규제가 발표된 17일 이후 1주일간 19건 매매가 이뤄진 것으로 국토부에 신고돼 5월(11건)의 2배를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파주 운정신도시 역시 비슷한 분위기 속에 투자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했다.김포·파주 등에서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집값이 계속 불안하면 다음달이라도 요건이 충족되는 대로 규제지역으로 묶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