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런던의 몬드리안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류예(劉野·56)는 중국 현대미술을 이끄는 작가다. 문화대혁명 시기(1966~1976년)에 성장했고, 청년기에 톈안먼(天安門) 사태(1989년)를 겪었지만 동시대 미술인들과 달리 그의 작품엔 정치색이 거의 없다. 베이징에서 미술 공부를 한 뒤 1990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예술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류예의 작품은 균형 잡힌 구도와 부드럽게 풀어낸 색이 특징이다. 그는 아이처럼 밝은 여성의 모습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토끼 캐릭터 ‘미피’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을 즐겨 그렸다. 서양 고전 명화에서 빌려온 배경에 동양인을 등장시킨 작품도 많다.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선구자 피에트 몬드리안(1872~1944)의 그림도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그의 2001년 작품 ‘런던의 몬드리안(Mondrian in London)’은 몬드리안의 대표작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을 등장시켰다. 이 작품에는 단조로운 구조, 수평적인 선과 수직의 그림자 표현 등 몬드리안의 영향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다음달 10일과 11일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 1200만~2200만홍콩달러(약 19억~34억원)에 출품됐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사진-크리스티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