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집결지' 현대百 압구정본점, '젊은 명품'으로 물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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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딕슨·구찌맨즈 등 입점 예정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갤러리아 명품관과 함께 과거 ‘고급 백화점’의 대명사였다. 서울 압구정동 개발 초기였던 1985년 이 곳에 백화점을 짓고 부촌인 강남 시장을 선점한 덕분이었다. 이후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백화점 하면 압구정본점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명품 브랜드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세계 ‘3대 명품’ 뿐 아니라 불가리 까르띠에 등 대표적 명품 브랜드도 이 곳에 매장을 두고 있는 이유다.
코로나에도 2030 명품 소비 늘고
롤렉스·에르메스 리뉴얼 효과도 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명품의 ‘큰손’이 40~50대 중장년에서 20~30대 밀레니얼 세대로 옮겨가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변화를 택했다. 명품 브랜드 구색을 확 바꾸기로 했다. 2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젊은 명품 브랜드를 대거 들이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두 달 동안 4층과 지하 2층 매장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한다. '까날리', '폴스미스', '랑방옴므' 등을 퇴출시키고 '톰딕슨', '구찌맨즈', '발렌시아가맨즈' 등을 들인다. 여성 브랜드도 '보브', '시슬리' 등을 내보내고 '메종키츠네', '마가렛호웰', '꼼데가르송' 등을 입점시키기로 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0대 명품 소비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특히 롤렉스와 에르메스 매장을 새단장한 지난해 12월 이 후 젊은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롤렉스는 국내 백화점에서 가장 큰 규모로 매장을 넓히면서 VIP(초우량고객)룸을 4개 신설했고 에르메스는 국내 백화점 최초로 1,2층을 연결해 복층으로 구성했다. 두 브랜드 덕분에 2층 전체의 월 매출이 30% 이상 늘기도 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명품 소비자로 부상한 2030을 사로잡기 위해 명품·유통업계의 노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