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일기는 단순하게…사진 하나에 글 세 줄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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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앱&테크단 세 줄의 글 그리고 사진 하나. 하루를 기록하는 데 허용된 건 딱 여기까지다. 가혹할 정도로 좁은 틀에 사람들이 열광한다.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함을 찾는 최근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 일기 앱 ‘세줄일기’ 얘기다.
SNS 형태 일기 앱 '세줄일기'
단순함·감성 무기로 女心 공략
출시 3년 만에 다운로드 115만건
세줄일기는 SNS 형태로 운영되는 일기 앱이다. 이용법은 간단하다. 세 줄 분량에 맞춰 글을 작성하고 사진 하나를 골라 올리면 된다. 과거 ‘커플 일기’ ‘교환 일기’처럼 여럿과 함께 일기를 쓸 수도 있다.다른 사람들의 세 줄짜리 일기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마음에 들면 구독하는 기능도 있다.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SNS 역할이 녹아들어 있다.
단순함은 세줄일기의 무기다. 세 줄이라는 한계는 장점이 됐다. 분량 제한 없는 다른 SNS와 달리 정제되고 진정성 어린 글이 올라온다는 게 세줄일기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감성적인 폰트와 직관적인 디자인도 한몫했다.
대단한 기능은 없지만 세줄일기를 찾는 이용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출시 3년 만에 국내에서만 다운로드 115만 건을 넘어섰다. 월 20만 명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주 이용층은 10~20대 여성으로,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세줄일기를 운영하는 윌림은 삼성SDS 출신 배준호 대표가 2017년 세운 기업이다. 직장 생활 7년차에 같은 직장을 다니던 아내와 동반 사표를 내고 세계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매일의 일상을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던 그에게 아내는 “하루 세 줄만 기록해보라”고 조언했고, 그렇게 쓴 글이 SNS에서 인기를 얻었다. 세줄일기 아이디어의 시작이었다. 배 대표는 “일기는 그동안 소비되지 못해왔다”며 “익명의 일기에 기댄 속마음이 콘텐츠화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서비스를 다양한 방향으로 확장한다. 세줄일기에 쓴 글을 책으로 엮어주는 ‘일기책’ 서비스를 내놨다. 이달에는 공통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기를 쓰는 ‘주제별 같이 쓰는 일기’를 선보인다. 연내 세 줄의 글로 이용자 간 고민 상담을 하는 ‘고민상담방’도 열 예정이다. 향후 세줄일기 콘텐츠를 오디오북과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한다. 이미 영어와 일본어 버전 구축을 완료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