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로베르트 슈만 오페라 '게노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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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독일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의 대가 로베르트 슈만은 관현악과 실내악, 가곡에서도 일가를 이뤘지만 유독 오페라만큼은 예외였다. 유일한 오페라 ‘게노페파’(1850)는 오늘날 거의 서곡만 연주될 뿐이다. 노래들은 괜찮은데 이를 팽팽하게 잇는 극적 긴장감이 부족한 탓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모든 재능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줄거리도 흥미롭다. 8세기께 프랑크 왕국. 지크프리트 백작은 충직한 부하 골로에게 아내 게노페파의 보호를 부탁하고 출정한다. 주군의 부인을 순수한 마음으로 사모하던 골로는 사악한 꾐에 빠져 그녀를 차지하려는 음모를 꾸미지만 게노페파는 끝내 이겨낸다. 이런 설정은 은사 슈만이 죽자 그 부인 클라라에 대한 감정이 깊어진 요하네스 브람스에게 일종의 경고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만큼 게노페파의 캐릭터는 남편을 비극적으로 잃은 뒤에도 그 사랑을 지켜낸 클라라의 미래 모습을 연상시킨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