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새벽배송 창업자…이번엔 '모바일 세탁소' 돌풍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

앱으로 주문하면 하루 만에 배송
이용자 매달 평균 30% 증가
런드리고는 ‘모바일 세탁소’를 표방한다. 소비자가 모바일로 세탁을 신청하면 하루 만에 수거해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이목을 끌고 있다. 오후 11시 전 현관 앞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다음날 밤 12시까지 세탁된 옷이 배달된다.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빨래 수거함(런드렛)을 통해 세탁물을 걷어가고 다시 배송해 주는 ‘비대면’ 서비스다.

지난해 3월 출범 후 서비스 이용자는 매달 평균 30%가량 늘고 있다. 올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성장폭이 더 가팔라졌다. 이용자의 45%는 월정액으로 세탁 서비스를 이용한다. 런드리고가 ‘구독 경제’ 업체로도 주목받는 이유다.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의 조성우 대표(사진)는 국내에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선보인 인물이다. 그는 2011년 덤앤더머스를 창업해 2013년부터 도시락 및 반찬, 유제품 등 신선식품을 가정이나 회사에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서비스에 나섰다. 덤앤더머스는 2015년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매각됐고, 조 대표는 2017년까지 배민프레시 대표를 맡았다.

스타트업 생활에 지친 그는 한동안 여행을 다녔다. 201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렌터카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가 주차해둔 차 속의 짐을 도둑맞았다. 도둑이 차 유리를 깨고 물건을 훔쳤는데, 빨랫감만 가져가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세탁물을 새벽배송처럼 서비스해도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미국에서 수십 년간 세탁업을 하던 사업가들을 만났고, 공장에 들어갈 세탁 기계들을 궁리하며 사업을 구체화시켰다.

그는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한국에서 앞으로 온라인을 활용한 세탁배송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낙관했다. 덤앤더머스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새벽배송이 낯설었는데, 지금은 대기업들도 비슷한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세탁업은 현재 99.9%가 오프라인 사업”이라며 “덤앤더머스를 시작할 때와 사업환경이 비슷하다”고 말했다.의식주컴퍼니는 지난달 투자자들로부터 총 1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와 하나벤처스를 포함해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KT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DS자산운용 등이 다시 참여했다.

그는 “해외에서도 런드리고 같은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꾸준히 오고 있다”며 “국내 사업을 확장한 뒤 내년 하반기 이후 해외 진출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