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짜리 루이비통 담요 덮는 '상팔자 강아지' [김정은의 명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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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개는 어째 우리들보다 처지가 더 나은 것 같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그의 아내인 스파이스걸스 출신의 패션사업가 빅토리아 베컴 가족들이 키우는 반려견 사진에 달린 영국 네티즌의 댓글이다. 빅토리아는 코커스패니얼 종인 반려견 '올리브'가 루이비통 담요를 덮은 채 베컴에게 기댄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렸다. 올리브가 덮은 루이비통 담요는 4600파운드(약 700만원)다.부유층과 일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반려동물이 사회적 계급과 부를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중국 징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에 애완동물의 사진을 올릴 때 보석달린 이동장 등 고급스러운 반려동물 용품이 함께 나오도록 하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플렉스(과시하는 행동)' 트렌드라는 것이다. '돈 된다' 싶으니 애완동물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상관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람들은 자식같은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전용 비행기 퍼스트클래스 타고 여행하는 반려동물
베컴 가족은 코카스파니엘 뿐 아니라 프렌치불독과 퍼그 등 다양한 종의 반려견을 여러 마리 키운다. 베컴네 댕댕이들이 누리는 호사는 다양하다. 반려동물 전용 트레이너를 고용해 산책과 운동도 전문적으로 시킨다. 루이비통 담요를 덮어주고, 루이비통 이동장에 넣어 이동한다. 여행은 애완동물 전용 항공사를 이용한다. 2500파운드(375만원) 정도 하는 퍼스트클래스에 태워 비행 중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베컴 가족이 애용하는 펫에어웨이는 전세계 최초의 반려동물 전용 항공이다. 미국연방항공청의 허가를 받은 정식 항공업체다. 비행기엔 애완동물만 탑승 가능하고 주인은 탈 수 없다. 대신 승무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한다. 전용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친 반려동물은 전용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시원하고 쾌적한 메인 객실에 탑승한다.
비행이 시작되면 15분에 한 번씩 승무원이 애완동물 승객의 기분과 건강을 살뜰히 살핀다. 평소 좋아하는 사료 등으로 기내식도 준다. 비행 중 상태가 어땠는지 등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입국장에서 기다리는 주인에게 제공한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항 중이다.
여행잡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에 따르면 펫에어웨이로 로스엔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애완견을 태운 한 여성은 "내 강아지가 품격있는 서비스를 받으며 비행한 것 같다"면서 "긴 비행에도 불구하고 강아지가 행복한 표정과 건강한 상태로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팬더믹 펫' 시장 쑥쑥…명품·호텔업계도 가세
코로나19 확산 후 반려동물을 집에 들여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이 급증했다. 그 덕분에 미국에서는 강아지의 높아진 인기를 반영한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보스턴글로브는 보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2025년까지 2020억6000만달러(242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매년 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식같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고 단장하려는 소비자 욕구에 맞춰 용품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급화하고 있다. 거위 털을 사용한 애견용 구스다운 패딩의 가격은 사람이 입는 패딩 가격과 맞먹는다. 산책시 반려동물의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비롯해 각도가 조절돼 숙면을 돕는 애완동물용 침대 등 기발한 제품들도 인기다.유럽의 명품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루이비통은 375만원짜리 애완견 가방, 53만원에 달하는 반려동물 목줄, 50만원짜리 개목걸이 등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반려동물 목걸이는 어린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어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파리 9구에 위치한 고급 호텔 르 브리스톨 파리는 투숙객과 함께 오는 반려동물에게 루이 15세 시대 스타일로 만든 사료그릇과 깔개 등을 선물한다. 멕시코의 호화 리조트인 라스 벤타나스 알 파라이소 어 로즈우드는 애완동물 전용 객실을 구비했으며 반려동물을 위한 마사지 및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빅토리아 하버가 내려다보이는 홍콩의 로즈우드호텔 스위트룸에 반려동물과 투숙하면 전용 식사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그의 아내인 스파이스걸스 출신의 패션사업가 빅토리아 베컴 가족들이 키우는 반려견 사진에 달린 영국 네티즌의 댓글이다. 빅토리아는 코커스패니얼 종인 반려견 '올리브'가 루이비통 담요를 덮은 채 베컴에게 기댄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에 올렸다. 올리브가 덮은 루이비통 담요는 4600파운드(약 700만원)다.부유층과 일부 젊은 세대 사이에서 반려동물이 사회적 계급과 부를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중국 징데일리가 최근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에 애완동물의 사진을 올릴 때 보석달린 이동장 등 고급스러운 반려동물 용품이 함께 나오도록 하는 것이 요즘 유행하는 '플렉스(과시하는 행동)' 트렌드라는 것이다. '돈 된다' 싶으니 애완동물 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상관없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람들은 자식같은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전용 비행기 퍼스트클래스 타고 여행하는 반려동물
승무원이 15분에 한 번씩 상태 살피고 기내식도
베컴 가족은 코카스파니엘 뿐 아니라 프렌치불독과 퍼그 등 다양한 종의 반려견을 여러 마리 키운다. 베컴네 댕댕이들이 누리는 호사는 다양하다. 반려동물 전용 트레이너를 고용해 산책과 운동도 전문적으로 시킨다. 루이비통 담요를 덮어주고, 루이비통 이동장에 넣어 이동한다. 여행은 애완동물 전용 항공사를 이용한다. 2500파운드(375만원) 정도 하는 퍼스트클래스에 태워 비행 중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한다.베컴 가족이 애용하는 펫에어웨이는 전세계 최초의 반려동물 전용 항공이다. 미국연방항공청의 허가를 받은 정식 항공업체다. 비행기엔 애완동물만 탑승 가능하고 주인은 탈 수 없다. 대신 승무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한다. 전용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속을 마친 반려동물은 전용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한 뒤 시원하고 쾌적한 메인 객실에 탑승한다.비행이 시작되면 15분에 한 번씩 승무원이 애완동물 승객의 기분과 건강을 살뜰히 살핀다. 평소 좋아하는 사료 등으로 기내식도 준다. 비행 중 상태가 어땠는지 등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입국장에서 기다리는 주인에게 제공한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 운항 중이다.
여행잡지 콘데나스트 트래블러에 따르면 펫에어웨이로 로스엔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애완견을 태운 한 여성은 "내 강아지가 품격있는 서비스를 받으며 비행한 것 같다"면서 "긴 비행에도 불구하고 강아지가 행복한 표정과 건강한 상태로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팬더믹 펫' 시장 쑥쑥…명품·호텔업계도 가세
구스다운 패딩·선글라스·숙면 침대 등 용품 다양
코로나19 확산 후 반려동물을 집에 들여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이 급증했다. 그 덕분에 미국에서는 강아지의 높아진 인기를 반영한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보스턴글로브는 보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전세계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2025년까지 2020억6000만달러(242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매년 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자식같은 반려동물의 건강을 챙기고 단장하려는 소비자 욕구에 맞춰 용품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고급화하고 있다. 거위 털을 사용한 애견용 구스다운 패딩의 가격은 사람이 입는 패딩 가격과 맞먹는다. 산책시 반려동물의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비롯해 각도가 조절돼 숙면을 돕는 애완동물용 침대 등 기발한 제품들도 인기다.유럽의 명품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반려동물 용품 시장에 진출했다. 루이비통은 375만원짜리 애완견 가방, 53만원에 달하는 반려동물 목줄, 50만원짜리 개목걸이 등을 내놨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반려동물 목걸이는 어린 송아지 가죽으로 만들어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파리 9구에 위치한 고급 호텔 르 브리스톨 파리는 투숙객과 함께 오는 반려동물에게 루이 15세 시대 스타일로 만든 사료그릇과 깔개 등을 선물한다. 멕시코의 호화 리조트인 라스 벤타나스 알 파라이소 어 로즈우드는 애완동물 전용 객실을 구비했으며 반려동물을 위한 마사지 및 요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빅토리아 하버가 내려다보이는 홍콩의 로즈우드호텔 스위트룸에 반려동물과 투숙하면 전용 식사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