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전쟁…삼성 반도체·AI 박사급 인력 500명 뽑았다

연말까지 석박사급 1000명 채용 방침
시스템반도체 1위 디딤돌 마련
"반도체 초격차 위해 핵심 인재 필수"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신기술 분야의 핵심 인재 채용을 크게 확대하며 '초격차'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설계, AI 분야의 박사급 인력 500여명을 채용했다고 1일 발표했다. 올 연말까지 석박사 인력채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다.미국 인텔, 퀄컴 등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 부문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위에 오르겠다고 선언한 시스템 반도체의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로 삼성,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비해 2배 더 크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에 비해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경쟁사보다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모리 '설계도'를 그려야 할 'S급 인재' 채용에서도 인텔, 퀄컴, ARM, 중국 업체들에 밀려 고전한 게 사실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전문가인 세바스찬 승 미 프린스턴대 교수를 삼성리서치 연구소장으로 영입하고 한국을 포함 13개 국가에 있는 글로벌 15곳의 연구개발(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시켰다.승 소장이 그동안 학계에서 쌓은 경험과 연구능력, 폭넓은 연구기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세계적 연구자들과 열린 연구, 우수 인재 영입 등에서 큰 역할을 기대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미래 사업 분야의 우수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 IT 산업 경쟁 심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서는 '인재 영입'이 가장 중요하다는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AI, 5세대 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삼성전자는 지난 3월 DS부문 채용 공고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리더십 강화를 위한 메모리 연구개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설계 및 공정 분야, 반도체 생산라인 스마트공장 구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적인 AI 및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우수인재 영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