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에 명령하니 TV가 켜졌다"…더 똑똑해지는 '빅스비'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광폭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AI 음성 비서 '빅스비'의 성능 개선과 적용 제품 확대에 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빅스비의 새로운 서비스 '원하는 기기에서 빅스비 명령 실행하기'는 소비자가 기능을 작동시키고 싶은 기기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인접한 다른 기기에 명령을 내려 멀리 떨어진 기기의 기능을 대신 수행한다.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에 명령만 하면 리모컨 없이도 TV에서 원하는 영상을 틀 수 있다는 얘기다.'명령하는 기기'와 '실행하는 기기'가 다른 게 핵심인 이 서비스는 현재 '빅스비 보이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스피커·태블릿·냉장고·에어컨·TV·스마트워치에 우선 적용된다. 적용 제품은 향후 보다 더 확대될 예정이다. 목소리 하나로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를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활용해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빅스비 보이스를 지원하는 기기 모두에, 동일한 삼성 어카운트로 로그인을 한다. 이후 '스마트싱스' 앱에 기기를 등록하고, 각 기기의 빅스비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해당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는 모바일과 스피커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가전제품으로 명령을 확장 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기를 끄고 켜는 등의 '컨트롤'뿐 아니라 음성으로 기기와 기기를 연동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부터 빅스비 성능 개선에 지속 투자하고, 적용 대상 제품군을 늘리는 것은 소비자 지향 AI, IoT(사물인터넷)가 삼성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가전·스마트폰 같은 세트 제품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보다 극대화하겠다는 셈법이 내재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차세대 생활가전 전략 점검을 위해 경기 수원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직접 방문해 AI, IoT가 적용돼 있는 가전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소비자가 좀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 도입 계획에 대해 경영진과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빅스비를 필두로 한 AI를 비롯해 시스템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차세대 신기술 분야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설계, AI 분야의 박사급 인력 500여명을 채용했다. 올 연말까지 석박사 인력채용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00여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