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도 기업도 몰린다…요즘 서울서 가장 '핫'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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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에러·오소이 등 인기 브랜드 집결
분크·키키히어로즈 등도 성수동에 터 잡아
제조 및 판매, 접근성 등에서 강점
요즘 성수동은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의 중심이다. 폐공장이었던 건물이 패션 브랜드의 일터가 됐다. 2~3년 전부턴 패션 브랜드와 회사들이 이곳으로 모여들었고 최근 아더에러 오소이 오아이오아이 등 인기 브랜드들이 우르르 매장을 열었다. 분크, 키키히어로즈, 젠틀몬스터, 카시나 등도 모두 최근에 성수동에 본사를 옮긴 회사들이다
폐공장 개조로 공간 독특해
성수동의 인기는 한 마디로 '뉴트로'(새로운 복고) 트렌드로 설명할 수 있다. 인쇄소, 정비소 등 공장들이 대거 모여있는 이곳은 폐공장을 개조해 독특한 외관, 내관을 그대로 살려 카페, 매장 등을 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예쁜 배경에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래머블하다"(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만 하다)며 입소문을 낸 것이 주효했다. 1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성수동으로 올라온 게시글만 119만건이 넘는다. #성수동카페 58만여건, #성수동핫플레이스 6만여건이 올라왔다.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층들이 몰려들자 패션회사들도 집결했다. 최근 1~2년 사이에 이곳으로 사옥을 옮겼거나 현재 사옥을 짓고 있는 곳은 젠틀몬스터, 키키히어로즈, 분크, 무신사, 아더에러, ABK, 모던웍스, 키르시, 메종미네드 등 20곳 가까이 된다.
특히 체험형 매장으로 성수동에 진입하는 곳이 많다. 체험을 해본 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밀레니얼세대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일단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초라고 생각한 것이다.
아모레 성수는 방문하기만 하면 무료로 샘플 5종을 골라 가져갈 수 있고 윗층의 오설록 카페 20% 할인쿠폰 등을 준다는 강점이 있다. 그 덕분에 방문객 중 20%가량이 온라인몰에 접속해 써본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자발적 입소문 마케팅을 기대한 전략이 통했다"는 게 아모레측 설명이다.
원부자재 수급 쉬운 것도 강점
본사를 이전한 곳도 많다. 핸드백 브랜드 중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분크를 설립한 석정혜 디자이너도 성수동을 택했고, 스티브J&요니P 디자이너가 지난달 문을 연 캐릭터 전문회사 키키히어로즈도 성수동에 자리를 잡았다. 토종 선글라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젠틀몬스터, 펀딩을 받는 제품을 실제로 써볼 수 있게 공간와디즈 쇼룸을 연 와디즈, 인기 편집숍 카시나 등도 성수동을 선택한 회사들이다.앞으로 성수동이 동대문을 넘어서는 '패션 클러스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방한했던 폴 스미스 디자이너가 "최근 성수동이 뜬다고 해서 방문했는데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문을 연 아더에러 성수동 플래그십스토어가 우주선, 침대 탈의실 등 내부 인테리어를 독특하게 구성한 것처럼 차별화를 시도하는 브랜드가 많아지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제조부터 판매, 촬영 및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밀집한 동대문처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성수동 클러스터'가 발전해나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