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키움, 외인 에이스·타자 없이 6월 최고 승률

타선에선 이정후, 마운드에선 이승호 활약이 결정적
7월 중순 브리검 복귀·7월 말에는 러셀 합류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외국인 투수·타자 없이도 6월 최고 승률을 찍었다. 키움은 6월 한 달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19승(6패)을 수확했다.

승률은 0.760으로 그다음인 삼성 라이온즈(15승 10패·승률 0.600)와 차이가 꽤 크다.

키움은 외국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개막 이후 4경기만 등판하고 5월 22일 이후에는 출전 기록이 없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는 5월 말에 짐을 쌌다.

장기로 따지면 '차·포'가 한꺼번에 빠진 셈이고, 다른 팀 같았으면 버티기 모드에 들어가야 할 비상시국에서 키움은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난국을 풀어줄 선수가 꼬박꼬박 등장했다.

하위권 추락 위기에서는 이정후가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전병우가 활력소로 작용했다.

이정후는 6월 월간 타율이 0.381에 달했다. 위기를 벗어나 상승세 국면에 접어들자 박병호, 김하성, 주효상이 추진력을 더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인 이정후, 박병호, 김하성은 기본적으로 개인 능력치가 뛰어난 선수들이다.

이들이 한 번씩 폭발하면 타선 전체를 지탱하고도 남았다.
마운드에서는 좌완 영건 이승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이승호는 5월 5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83으로 고전했다.

하지만 6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86으로 눈부신 호투를 이어갔다.

이승호가 상대 팀 에이스들과의 맞대결에서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압도했기에 키움은 고비를 거푸 넘어갈 수 있었다.

손혁 키움 감독도 6월 팀 내 최우수선수(MVP)로 이승호를 꼽을 정도다.

손 감독은 "타격에서는 이정후와 김혜성이, 투수에서는 이승호가 잘해줬다"며 "브리검이 빠진 상황에서 이승호까지 좋지 않았으면 어렵게 불펜진을 사용했을 텐데, 이승호가 6이닝씩 계속 던져주면서 불펜도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마무리 조상우가 버티는 불펜진은 안우진이 합류하고 김상수가 부진을 털어내면서 날개를 달았다.

6∼8회를 믿고 맡길 자원이 김상수, 이영준, 안우진, 양현, 김태훈까지 여럿이다.

손 감독은 이들을 돌려가면서 활용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6월 한 달간 1점 차 승부를 계속해서 잡아내며 팀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다.

현재 2위 키움과 1위 NC 다이노스의 승차는 겨우 2경기다.

7월 중순에는 브리검이 복귀하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의 새 외국인 타자 애디슨 러셀은 7월 말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수·타자 없이도 잘하는 키움이 그 공백마저 채워졌을 때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