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금융위기보다 어렵다…수출심리 역대 최저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 여파되며 자동차 기업들의 수출 체감 경기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 등 자동차 산업 법인들의 수출 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5월에 이어 14를 기록했다. 금융위기 여파에 허덕이던 2009년 2월에 기록한 종전 최저치(20)보다 6포인트나 하락하면서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낮은 값에 그쳤다.BSI 기업가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하는 지표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 아래로 내려간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자동차 수출 실적 BSI가 마지막으로 100을 찍은 것은 2017년 1월이다. 이후 수치는 완만하게 우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11월 93까지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84에서 올해 1월 80으로 떨어지더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월에는 63으로 주저앉았다. 3월에 50으로 더 떨어지고 4월 30, 5월 14로 바닥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전년 같은 달에 견줬을 때 그달의 수출 실적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혹은 변함없었는지를 기업에 묻는데, 좋았다고 응답한 업체가 그만큼 적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와 공급 두 측면에서 모두 상황이 악화했다"며 "국제적으로 완성차 수요가 떨어졌고, 생산 공장 가동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생산이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5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은 21.4% 감소했다. 해외 판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 생산도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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