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6월의 좋은 경제지표가 의미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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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희망적 경제 지표가 쏟아졌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3.1에서 52.6으로 급등하면서 예상치(50)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50을 넘어 다시 확장 국면으로 반등해 희망을 줬습니다. ISM측은 "6월 지표는 제조업이 팬데믹으로 인한 위축에서 다시 확장 사이클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또 ADP가 발표하는 6월 민간부문 고용은 236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250만명보다 적었지만, 5월 수치가 당초 276만명 감소에서 306만5000명 증가로 대대적으로 수정되면서 지난달부터 경제 재개와 함께 고용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레저와 접대 등 서비스업종에서 191만명이 증가했고 건설과 제조업 등에서도 45만명이 새로 고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2일 아침 8시30분(한국시간 2일 밤 9시30분)에 발표되는 노동부의 6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 85.9에서 98.1로 급등했었습니다. 시장 예상치 90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겁니다. 이는 5월부터 시작된 경제 재개로 6월에는 소비와 고용, 제조업에서 모두 희망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월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좋은 경제 지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미국의 인구 1~3위 주를 중심으로 급격히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재개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탓입니다.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등 19개 카운티에 대해 최소한 3주간 식당, 술집, 영화관 등 모든 실내 영업 활동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렌지카운티의 디즈니랜드도 재개장이 어려워질 수 있게 됐습니다. 뉴욕주도 레스토랑 실내영업 허용 계획을 연기했습니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등 4개주는 공식적으로 경제 재개방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과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10개주는 경제 재개를 멈췄습니다.
문제는 이들 주가 대부분 인구가 집중되고 경제 규모가 큰 주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인구의 40% 이상이 다시 경제 가동 중단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분석했습니다.이는 부정적 경제 효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JP모간이 3000만개 이상의 체이스 신용카드(데빗카드 포함)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던 카드 소비가 6월 말부터 꺾어지고 있습니다. 주별로 보면 재확산세가 심각한 텍사스, 캘리포니아의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애플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7개주에서 재개장했던 미국내 매장 30개를 다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맥도널드는 매장내 영업 계획을 일단 중단하고 3주간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피자헛 가맹점 1200여개, 웬디스 가맹점 380여개를 운영하는 NPC인터내셔널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그래도 이날 뉴욕 증시는 또 강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0.3% 하락했지만 S&P 500 지수는 0.5% 상승했고 나스닥은 0.95% 뛰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경제 지표 호조와 함께 화이자의 백신 개발에서 희망적 뉴스가 나온 덕분입니다. 화이자가 개발중인 백신을 12명에게 10㎍, 12명에게 30㎍, 12명에게 100㎍의 각각 투여하고 나머지 9명에게는 위약을 줬는데 이 중 10㎍과 30㎍을 투여한 저용량 접종군과 중간 용량 접종군에서는 바이러스의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 항체'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보다 1.8∼2.8배 많이 생성된 겁니다.
하지만 백신이 금방 나와서 모든 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전날 미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임시 사용 승인을 위한 가이드라인를 마련하고 임상시험에서 백신이 위약보다 최소 50% 이상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개발사가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단순히 항체가 형성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승인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SVB리링크의 지오프리 폴지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수천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하고 적어도 6개월 이상 그들의 안전을 관찰한 뒤 승인을 받으려면 올해 말 출시는 불가능하다"면서 아무리 빨리도 2021년 초에나 백신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FDA가 월가의 이른 기대에 찬물을 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는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FDA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정치적 논란에 말려들기 싫어서’ 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검증되지 않는 백신을 빨리 승인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리 선을 그은 것이죠.
미국에서는 경제 봉쇄, 그리고 마스크 쓰는 것도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정치 행위가 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민주당이 장악한 주들에서 적극적으로 경제를 봉쇄하고 있다. 이는 경기를 악화시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는 설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오늘 캘리포니아가 다시 경제 봉쇄에 들어간 것을 그렇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은 그 반대입니다.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했지요. 그리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스크 쓰는 걸 거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한 남부의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재확산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43.1에서 52.6으로 급등하면서 예상치(50)를 크게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50을 넘어 다시 확장 국면으로 반등해 희망을 줬습니다. ISM측은 "6월 지표는 제조업이 팬데믹으로 인한 위축에서 다시 확장 사이클로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또 ADP가 발표하는 6월 민간부문 고용은 236만9000명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250만명보다 적었지만, 5월 수치가 당초 276만명 감소에서 306만5000명 증가로 대대적으로 수정되면서 지난달부터 경제 재개와 함께 고용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레저와 접대 등 서비스업종에서 191만명이 증가했고 건설과 제조업 등에서도 45만명이 새로 고용됐습니다.
이에 따라 2일 아침 8시30분(한국시간 2일 밤 9시30분)에 발표되는 노동부의 6월 고용보고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 85.9에서 98.1로 급등했었습니다. 시장 예상치 90 수준을 크게 넘어선 겁니다. 이는 5월부터 시작된 경제 재개로 6월에는 소비와 고용, 제조업에서 모두 희망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음을 뜻합니다.
하지만 월가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좋은 경제 지표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 등 미국의 인구 1~3위 주를 중심으로 급격히 재확산으로 인한 경제 재개에 급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탓입니다.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등 19개 카운티에 대해 최소한 3주간 식당, 술집, 영화관 등 모든 실내 영업 활동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렌지카운티의 디즈니랜드도 재개장이 어려워질 수 있게 됐습니다. 뉴욕주도 레스토랑 실내영업 허용 계획을 연기했습니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등 4개주는 공식적으로 경제 재개방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과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10개주는 경제 재개를 멈췄습니다.
문제는 이들 주가 대부분 인구가 집중되고 경제 규모가 큰 주라는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인구의 40% 이상이 다시 경제 가동 중단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분석했습니다.이는 부정적 경제 효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JP모간이 3000만개 이상의 체이스 신용카드(데빗카드 포함)의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4월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던 카드 소비가 6월 말부터 꺾어지고 있습니다. 주별로 보면 재확산세가 심각한 텍사스, 캘리포니아의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애플은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7개주에서 재개장했던 미국내 매장 30개를 다시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맥도널드는 매장내 영업 계획을 일단 중단하고 3주간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피자헛 가맹점 1200여개, 웬디스 가맹점 380여개를 운영하는 NPC인터내셔널은 파산을 신청했습니다.그래도 이날 뉴욕 증시는 또 강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0.3% 하락했지만 S&P 500 지수는 0.5% 상승했고 나스닥은 0.95% 뛰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는 경제 지표 호조와 함께 화이자의 백신 개발에서 희망적 뉴스가 나온 덕분입니다. 화이자가 개발중인 백신을 12명에게 10㎍, 12명에게 30㎍, 12명에게 100㎍의 각각 투여하고 나머지 9명에게는 위약을 줬는데 이 중 10㎍과 30㎍을 투여한 저용량 접종군과 중간 용량 접종군에서는 바이러스의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 항체'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보다 1.8∼2.8배 많이 생성된 겁니다.
하지만 백신이 금방 나와서 모든 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전날 미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임시 사용 승인을 위한 가이드라인를 마련하고 임상시험에서 백신이 위약보다 최소 50% 이상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지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개발사가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단순히 항체가 형성됐다는 사실에 근거해 승인하지는 않겠다는 겁니다.
SVB리링크의 지오프리 폴지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수천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하고 적어도 6개월 이상 그들의 안전을 관찰한 뒤 승인을 받으려면 올해 말 출시는 불가능하다"면서 아무리 빨리도 2021년 초에나 백신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FDA가 월가의 이른 기대에 찬물을 부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양극화는 이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FDA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은 ‘정치적 논란에 말려들기 싫어서’ 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검증되지 않는 백신을 빨리 승인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리 선을 그은 것이죠.
미국에서는 경제 봉쇄, 그리고 마스크 쓰는 것도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정치 행위가 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민주당이 장악한 주들에서 적극적으로 경제를 봉쇄하고 있다. 이는 경기를 악화시켜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주려고 하는 것"이라는 설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오늘 캘리포니아가 다시 경제 봉쇄에 들어간 것을 그렇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은 그 반대입니다.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했지요. 그리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스크 쓰는 걸 거부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기”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한 남부의 텍사스,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재확산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