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엔 있고 펀드엔 없는 세금공제…여야 "불합리 보완해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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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 논란에 정부 "주식과 펀드 투자는 성격 다르다" 선긋기 정부가 주식·펀드 등으로 얻은 금융투자소득에 양도세 성격의 세금을 물리기로 한 가운데, 주식 직접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세금 공제 혜택이 펀드 투자자에게는 없어 차별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과 펀드 모두 이익이 났을 경우 20%(3억원 초과는 25%)의 금융투자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주식으로 번 돈은 2천만원까지 비과세지만 펀드로 번 돈은 전액 과세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주식 직접투자와 펀드 투자의 성격이 달라 공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여야 모두 정부안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어 보완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 똑같이 2천만원 벌어도…주식은 세금 0원, 펀드는 400만원
2일 기재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는 펀드(집합투자기구) 내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 주식 배당금 등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렸으나 상장주식 가격 변동으로 생긴 이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 펀드를 환매할 때도 국외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보고 과세했지만 상장주식으로 얻은 이익은 비과세였다.
새 제도는 상장주식 양도이익을 비롯해 펀드로 인해 생기는 모든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상장주식 과세 때 2천만원 기본공제를 둔 것과 달리, 펀드 과세 때에는 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주식 직접투자로 연 2천만원을 벌었을 때는 공제를 받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같은 돈을 벌면 2천만원 모두 과세 대상이 돼 20%의 금융투자소득세로 400만원을 내야 한다.
새 제도가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국내 상장 ETF와 해외 상장 ETF 모두 공제 없이 20%의 금융투자소득세를 과세한다. 현재 국내 상장 ETF는 양도차익에 비과세하거나 배당소득세를 매기고, 해외 상장 ETF는 해외주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매기지만 250만원의 기본 공제가 있다.
새 제도에 따라 국내 상장 ETF에 대해 새로 세금이 매겨지는 한편 해외 상장 ETF의 250만원 기본 공제 혜택은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국내 ETF 투자자는 물론, 해외 ETF를 '직구'했던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주식과 펀드 투자는 성격 달라…ISA 이용해 절세 가능"
기재부는 새 제도 도입으로 펀드 투자자들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펀드 중 채권으로 이익을 보고 주식으로 손실을 봐 전체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세금을 내야 했는데 펀드도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가능해져 투자자들이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투자는 주식 직접투자와 다르기에 공제 혜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식 직접투자는 어떤 종목을 언제 사고팔지를 개인이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비가 들어 공제가 필요하지만,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운용사에 투자금을 맡긴 뒤 수익을 받는 것이기에 공제를 해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주식 직접투자로는 투자자가 주주가 되지만 펀드 투자로는 운용사가 주주가 되는 것이다.
펀드 간접투자는 저축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펀드 투자자의 세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공제 도입 대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대상과 운용 탄력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ISA를 통해 펀드에 투자하면 소득 200만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 저율 과세돼 세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 정치권 "제도가 직접투자 유도하면 안돼…펀드도 혜택줘야"
정부의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방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주식시장 변동에 크게 휩쓸리는 '개미 투자자'의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크기에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한데, 새 제도로 오히려 직접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외국에서는 금융기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직접투자가 많아 간접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주식과 펀드에 서로 다르게 혜택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펀드에도 혜택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세제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여는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도 "개인들이 직접투자에 나서도록 제도가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간접투자인 펀드 투자에 불이익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문제도 증권거래세율 등과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것으로 보인다. 주식 직접투자 수익과 펀드 수익, 채권과 파생상품 등 기타 금융상품 수익을 모두 묶어 금융투자소득을 산출한 뒤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주식 직접투자와 펀드 투자의 성격이 달라 공제를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여야 모두 정부안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보고 있어 보완책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 똑같이 2천만원 벌어도…주식은 세금 0원, 펀드는 400만원
2일 기재부에 따르면 현행 제도에서는 펀드(집합투자기구) 내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수익, 주식 배당금 등에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물렸으나 상장주식 가격 변동으로 생긴 이익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았다. 펀드를 환매할 때도 국외 주식, 채권, 부동산으로 얻은 이익은 배당소득으로 보고 과세했지만 상장주식으로 얻은 이익은 비과세였다.
새 제도는 상장주식 양도이익을 비롯해 펀드로 인해 생기는 모든 소득에 세금을 매기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상장주식 과세 때 2천만원 기본공제를 둔 것과 달리, 펀드 과세 때에는 공제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주식 직접투자로 연 2천만원을 벌었을 때는 공제를 받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같은 돈을 벌면 2천만원 모두 과세 대상이 돼 20%의 금융투자소득세로 400만원을 내야 한다.
새 제도가 펀드 투자자들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국내 상장 ETF와 해외 상장 ETF 모두 공제 없이 20%의 금융투자소득세를 과세한다. 현재 국내 상장 ETF는 양도차익에 비과세하거나 배당소득세를 매기고, 해외 상장 ETF는 해외주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매기지만 250만원의 기본 공제가 있다.
새 제도에 따라 국내 상장 ETF에 대해 새로 세금이 매겨지는 한편 해외 상장 ETF의 250만원 기본 공제 혜택은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국내 ETF 투자자는 물론, 해외 ETF를 '직구'했던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주식과 펀드 투자는 성격 달라…ISA 이용해 절세 가능"
기재부는 새 제도 도입으로 펀드 투자자들도 혜택을 보게 된 것이라고 강조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은 펀드 중 채권으로 이익을 보고 주식으로 손실을 봐 전체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세금을 내야 했는데 펀드도 손익통산과 이월공제가 가능해져 투자자들이 유리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투자는 주식 직접투자와 다르기에 공제 혜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식 직접투자는 어떤 종목을 언제 사고팔지를 개인이 결정하는 과정에서 경비가 들어 공제가 필요하지만,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는 운용사에 투자금을 맡긴 뒤 수익을 받는 것이기에 공제를 해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주식 직접투자로는 투자자가 주주가 되지만 펀드 투자로는 운용사가 주주가 되는 것이다.
펀드 간접투자는 저축에 가깝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펀드 투자자의 세부담 증가를 완화하기 위해 공제 도입 대신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대상과 운용 탄력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ISA를 통해 펀드에 투자하면 소득 200만원(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되고 초과분은 9% 저율 과세돼 세부담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 정치권 "제도가 직접투자 유도하면 안돼…펀드도 혜택줘야"
정부의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방침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주식시장 변동에 크게 휩쓸리는 '개미 투자자'의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크기에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를 활성화하는 게 바람직한데, 새 제도로 오히려 직접투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병욱 의원은 "외국에서는 금융기관,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직접투자가 많아 간접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며 "주식과 펀드에 서로 다르게 혜택을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펀드에도 혜택을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세제 관련 정책 토론회를 여는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도 "개인들이 직접투자에 나서도록 제도가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간접투자인 펀드 투자에 불이익을 주는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펀드 세금공제 미적용 문제도 증권거래세율 등과 함께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것으로 보인다. 주식 직접투자 수익과 펀드 수익, 채권과 파생상품 등 기타 금융상품 수익을 모두 묶어 금융투자소득을 산출한 뒤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