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에 문닫은 공장…기업, 전력사용량 4년래 최저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과 수출선적부두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기 바로미터'로 통하는 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이 올해의 경우 4년래 최소치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문을 닫거나 가동률을 낮춘 공장들이 늘어난 결과다.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징후가 생산 현장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2일 한국은행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올해 1~4월 제조업·광업 부문의 전력 사용량은 8486만4337MWh로 2019년 1~4월(8787만4233MWh)와 비교해 3.4% 줄었다. 역대 1~4월 전력 사용량으로 보면 2016년(8439만4399MWh) 이후 4년 만에 최소치다. 가정용 전력 사용량이 올해 1~4월에 2334만2063MWh로 전년 동기에 비해 4.2% 늘어난 것 데 비해 기업들의 전력 사용량은 줄어 든 것이다. 이처럼 사용량이 줄어든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깊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코로나19 영향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시한 상장사는 현대차 기아차 금호타이어 LG이노텍 현대건설기계 두산밥캣 두산 등 24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생산 근로자 가운데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방역을 하거나 코로나19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는 등의 이유로 공장을 멈췄다. 짧게는 이틀에서 길게는 2주까지 공장 문을 닫았다.

줄줄이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설비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4.6%포인트 하락한 63.6%를 기록했다. 지난 5월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62.8%) 후 최저치다. 가동률을 낮춘 것은 코로나19 충격에 소비·투자 심리 등이 위축되면서 물건이 팔리지 않는 탓도 있다. 팔리지 않은 악성 재고가 창고에 쌓이자 가동률을 끌어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하량 대비 재고량 비율을 나타낸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 5월 128.6%로 전달에 비해 8.6%포인트 상승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8월(133.1%) 이후 가장 높았다. 재고율은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재고 과잉이라는 의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