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내년까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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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소재 독립해 '제2의 소·부·장 사태' 방지정부가 바이오 관련 연구개발(R&D)을 통해 나온 모든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활용할 수 있는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을 내년까지 조성한다. 산업 육성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안정적인 바이오 연구 기반 등을 조성하기 위해 바이오 소재를 국산화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바이오가 '포스트 반도체'
흩어져 있는 데이터 통합 관리
줄기세포·종자 등 14개 분야
소재 클러스터 조성해 체계화
'감염병 인프라협의회' 매년 개최
정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바이오산업 혁신 대책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부처별로 생산하던 바이오 데이터와 생명자원(소재) 관리 체계를 통합해 신약개발과 인공지능(AI) 연구 등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데이터 스테이션은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를 중심으로 구축된다. 보건복지부의 임상유전체생명정보시스템, 농촌진흥청의 농생명정보센터 등 기존 부처 정보센터의 데이터를 실시간 연계하는 방식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국가에서 생산되는 바이오 관련 연구 데이터, 임상 데이터 등을 한곳으로 모을 것”이라며 “연구자 편의가 개선돼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만 기업의 바이오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이 참여한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진 R&D 정보는 데이터 스테이션에 보내지 않고 해당 기업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방침이다.바이오 연구에 필요한 생명자원(소재)은 274개로 구분돼 있던 ‘소재 은행’을 14개 분야로 통합한다. 5명 이내의 소규모 연구실 차원에서 관리하던 것을 부처별로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복지부가, 종자는 농림축산식품부 및 농진청이 맡아 소재를 보관하고 연구하는 식이다.
정부가 바이오 관련 데이터와 소재를 관리하겠다고 나선 것은 바이오산업 기반을 국산화하기 위해서다. 해외 데이터와 소재에 의존하는 현재의 연구 방식으로는 지난해 6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도체 분야의 생산 차질 우려가 바이오 분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011년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가 데이터 무료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해 파장이 있었다. 소재를 수입해 연구할 경우엔 나고야 의정서에 따라 연구 관련 이익을 소재 수출국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 성과가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용 실장은 “바이오 분야 성과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와 소재의 국산화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규모 바이오 재난이 발생할 경우 백신 연구를 신속하게 시작하는 체계도 마련된다. 검체와 치료 후보물질, 감염병 데이터 등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감염병 인프라 협의회’를 열어 대비 상황을 점검한다.
이날 경제 중대본에서는 글로벌 밸류 체인 재편에 대응한 ‘첨단산업 글로벌 허브 도약을 위한 소재부품장비 2.0 전략’도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첨단 산업과 유턴기업 유치를 통해 한국을 첨단 제조클러스터로 만들겠다”며 “관련 대책의 최종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이해성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