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수성' vs 넥슨 '추격'…모바일서 한판 승부

'게임 빅2' 같은 날 신작 발표
엔씨, 트릭스터M·팡야M 등 3종
리니지 의존도 낮추고 다각화

넥슨은 '바람의나라: 연' 공개
흥행 보장된 자사 IP 적극 활용
카트라이더·V4 등으로 뒤쫓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국내 ‘빅2’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같은 날 동시에 모바일 신작 게임을 발표하며 맞대결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시리즈를 넘어 게임 서비스 다각화에 나섰고, 넥슨은 다양한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엔씨·넥슨, 나란히 신작 발표

엔씨소프트는 2일 서울 역삼동에서 신작 발표회를 열고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 중인 모바일 게임 3종을 발표했다. 올해 다중사용자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3’를, 내년 초 골프 게임 ‘팡야M’을 내놓는다.

트릭스터M은 엔트리브소프트가 2014년까지 10여 년 동안 서비스한 ‘트릭스터’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트릭스터와 스토리라인을 연결해 기존 유저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프로야구 H3는 현재 서비스 중인 프로야구 H2의 후속작이다.

팡야M은 40여 개국에서 서비스했던 엔트리브소프트의 대표작 ‘팡야’를 모바일로 옮겨왔다. 그래픽을 업그레이드하고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간단한 조작 방법을 적용했다는 게 엔씨소프트의 설명이다.넥슨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바람의 나라: 연’의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오는 15일 국내 정식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바람의 나라: 연은 넥슨의 가장 오래된 IP ‘바람의 나라’를 기반으로 제작한 모바일 MMORPG다. 작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시범 테스트를 했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거쳤다. 바람의 나라는 ‘리니지’와 함께 과거 PC MMORPG 부흥기를 주도했던 게임이다. 6월 17일부터 진행한 사전 등록에는 100만 명 이상이 몰렸다.

치열해지는 모바일 게임 경쟁

연간 매출 규모는 넥슨이 크지만, 모바일 게임만 놓고 보면 엔씨소프트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출시된 ‘리니지2M’의 흥행에 힘입어 엔씨소프트의 1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작년보다 세 배 가까이 뛴 553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넥슨의 모바일 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18.2% 늘어난 1862억원에 그쳤다. 엔씨소프트와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넥슨은 최근 ‘흥행 보증수표’라 할 수 있는 유명 IP 기반 모바일 게임들을 적극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올 5월 ‘카트라이더’ IP를 활용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내놨다. 지난달엔 축구 게임 피파 시리즈 IP를 기반으로 한 ‘피파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에 내놓는 ‘바람의 나라: 연’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달 12일엔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출시할 예정이다.그 결과 2일 기준 구글 스토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20개 앱에 넥슨의 모바일 게임이 다수 올라왔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4위), V4(7위), 피파 모바일(14위), 피파 온라인 4M(15위) 등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1위), 리니지M(2위)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넥슨의 게임들이 바짝 뒤쫓는 형국이다. 바람의 나라: 연이 출시되면 리니지 IP 게임과 맞붙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이번 신작 발표는 이런 상황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리니지 IP 게임을 통한 매출 흐름은 견고하지만,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 한계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신작들은 캐주얼 게임 성격이 강해 리니지 IP 게임과는 다른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다”며 “엔씨소프트가 포스트 리니지를 위한 게임 다각화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