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왜 직접 나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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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대책에도 집값 계속 오르고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긴급보고를 받은 것은 보고 당일 갑작스레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공개 비판에 이어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의 논란까지 확산되자 문 대통령이 긴급히 전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靑 비난 수위 높아지자 '위기감'
3일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2일 오전 내부 논의를 통해 김 장관의 긴급 보고 및 대통령 지시를 결정했다. 언론에 공개하는 것도 이때 함께 정해졌다.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청와대를 향하는 비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비난이 커진 가장 큰 원인은 연이은 부동산정책의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17일 야심차게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부동산시장은 정부 의도와 반대로 갔다. 집값뿐 아니라 전세가격까지 들썩였다.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6·17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알고 있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보고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무현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날선 비판이 연일 화제가 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겨냥해 “국민이 실험 대상도 아니고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정책에 변화를 가져오는 게 당연하다”며 “(정부가) 교육은 포기했어도 부동산만큼은 중간이라도 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가 12명에 달한다는 뉴스가 민심 이반에 불을 댕긴 점도 청와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배경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이달에 다주택 상황을 해소할 것을 강력 권고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 실장은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면 이달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하라”며 “청와대 내 다주택 보유자는 대부분 불가피한 사유가 있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하고, 이제는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지지율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시행해 2일 발표한 7월 1주차 지지율 집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 대비 3.9%포인트 내린 49.4%였다. 15주 만에 50% 아래로 떨어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8.1%로 동반 하락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