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눈물 흘리면 무뎌질 줄 알았는데…" 故최숙현 절규에 응답 너무 늦었다

경주시체육회 인사위에 나타난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소속팀 지도자와 선배들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와 관련한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재발 방지에 발벗고 나섰다.

문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일 상임위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강력한 후속조치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의원들은 "체육계 희망이던 젊은 선수가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안타까운 절규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2, 제3의 최숙현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상임위 청문회 등을 추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회견문은 최 선수와 마찬가지로 핸드볼 선수 출신인 임오경 의원이 낭독했다.최 선수가 남긴 녹취록에는 생전에 그가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에게 당한 가혹행위와 폭언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최씨는 지난 6월 26일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카톡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최씨가 남긴 일기장에는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면 무뎌질 줄 알았다"는 등 그간의 심적 고통이 담긴 글들이 적혀있어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했다.최씨는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어치의 빵 먹기, 체중 조절 실패로 3일 동안 굶기, 슬리퍼로 뺨 맞는 등 가혹행위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YTN 뉴스 화면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고 최숙현 사건에 관해 “제대로 조치가 안 된 것은 정말 문제”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철저히 세우라고 지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조사에 나선다. 최 씨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던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폭력 피해를 당한 체육인에 대한 보호 조항 등을 담은 일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