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주총 또 불발…노조 "제주항공, 희망퇴직 규모 제시"

이스타항공, 임시 주총 재차 무산

▽이번주 이스타항공 M&A 분수령 전망
이스타항공 최종구 대표가 6일 오전 강서구 이스타항공에서 신규 이사, 감사 선임을 위해 열린 임시 주주총회가 무산된 뒤 주총장에서 나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타항공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가 재차 무산됐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이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지시한 데 이어 희망퇴직 규모도 사전에 이스타항공 측에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이날 소집한 임시 주주총회는 안건 상정이 이뤄지지 못해 재차 불발됐다. 임시주총은 오는 23일로 재차 연기됐다.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6일에도 신규 이사·감사 선임안을 상정하기 위한 임시 주총을 지난달 열었으나 제주항공이 후보 명단을 주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확보한 양사의 경영진 회의록 등을 확보해 공개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구조조정 등을 지시한 점이 담겨 있는 게 골자다.

문서에는 운항 승무직 90명(기장 33명·부기장 36명·수습 부기장 21명)과 객실 승무직 109명, 정비직 17명, 일반직 189명 등 직군별 희망퇴직 규모와 보상액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 405명에게 총 52억5000만원을 보상하는 방안이다.또 다른 문서인 3월 9일 양사 경영진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기재 축소(4대)에 따른 직원 구조조정을 요구한 내용이 담겼다.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에 대한 자구 계획은 있으나 급여 체납으로 인해 시행 시점이 늦어지고 있음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여기에는 제주항공이 추가 대여금 50억원을 지급할 때에는 구조조정 관련 인건비로만 집행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해당 문서를 근거로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라 희망퇴직 인원과 보상액을 50억원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공항항공노동자 고용안정 쟁취 3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한 참가자의 선그라스에 집회 참가자들이 비치고 있다. 사진=뉴스1
3월10일 실무 임직원 간담회 회의록에는 제주항공이 인력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양사 인사팀이 실무 진행하기로 의견을 나눴다는 내용, 제주항공이 비용 통제를 이유로 전 노선의 운휴를 요청했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제주항공 측은 셧다운 지시 등에 대해 향후 공식 입장을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공업계에서는 이번주가 양사의 인수·합병(M&A) 작업에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우선 오는 15일까지 선행 조건을 이행하라는 종전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0400알려졌다.

한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3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M&A 성사를 당부한 만큼 막판 변수로 작용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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