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력 6배 높다…요즘 번지는 코로나는 '미국형 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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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이후 광주까지최근 국내에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원인 바이러스는 올해 2~3월 대구·경북에서 유행한 감염균과는 다른 것으로 전파력이 6배나 더 강하다는 방역당국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구·경북 유행이 끝난 뒤 미국·유럽 등에서 유입된 새 유형의 바이러스를 통해 또 다른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대구·경북 때와 다른 'GH형'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얻은 바이러스 526건을 분석한 결과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GH형이라고 6일 발표했다.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크게 S형, V형, G형, 기타 등 네 가지로 분류한다. 초기 중국 우한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는 S형, 우한에서 아시아로 확산한 뒤 유전자 변형이 생긴 바이러스가 V형이다. 이후 미국 유럽 등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넘어가면서 다시 변이가 발생한 게 G형이다. G형은 다시 GH, GR 등으로 분화했다.
국내 유행도 마찬가지였다. 확산 초기에 생긴 구로콜센터 집단감염은 S형이, 대구·경북 유행은 V형 바이러스가 이끌었다. 5월 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이후 광주 광륵사 집단감염까지는 GH형 바이러스가 유행을 이끌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입국자를 통해 국내 대구·경북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했고 이들 유행이 끝난 뒤 다시 미국·유럽 입국자를 통해 수도권과 호남지역 유행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러시아 선원 감염은 GR그룹으로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라며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전파 사례는 국내에서 대부분 차단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GH형 바이러스는 최근 미국 연구진이 세포 실험 결과 초기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 정도 높다고 발표한 유형이다. 정 본부장은 “스파이크(S) 유전자 변이로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 되고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해 전파력이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5일 48명 추가됐다. 해외 유입과 국내 발생 환자가 각각 24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