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리면 쑥대밭 된다" 해수욕장 포기하는 동해안

강원 11개 마을 해수욕장 올해 개장 안 해…전년 대비 12% 감소

"코로나19가 무서워 해수욕장을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
마을 앞으로 파란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강원 강릉시 A 마을은 올해 여름 해수욕장을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한 번도 해수욕장 개장을 중단한 적이 없었던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여름에도 확산하자 올해는 자체 회의를 열어 해수욕장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민들은 "코로나19에 걸리면 마을 전체가 쑥대밭이 될 것 같아 올해는 쉬기로 했다"면서 "자칫 어르신들에게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어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자 해수욕장 운영을 포기하는 마을이 강원 동해안에서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늦은 오는 17일 해수욕장을 개장하는 강릉시의 경우 20곳 가운데 5곳이 해수욕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해변 앞 공사 등으로 운영을 하지 못하는 곳도 일부 있지만, 해수욕장 운영을 포기하는 주민들은 자칫 마을 전체로 코로나19가 확산할까 걱정돼 운영을 포기했다.

삼척에서도 마을 6곳이 올해는 해수욕장을 열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여름 동해안에서 개장하는 해수욕장은 지난해 92곳에서 81곳으로 12% 감소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도내 해수욕장은 속초·삼척, 고성·양양이 오는 10일 개장하고 동해지역 해수욕장은 오는 15일 문을 연다.

강릉시는 오는 17일 15개 해수욕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강원도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마을 해수욕장들이 코로나19로 수익이 나지 않거나 감염병이 확산할까 걱정해 개장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