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급한 트럼프, 온라인수강 유학생 추방카드…한국인도 직격탄
입력
수정
反이민 가속화…유학생 볼모로 대학 오프라인 개강 압박
가을 개강 대란…하버드대 방침 안바꾸면 한국 등 유학생 강제퇴출 위기
코로나19 방지 내세워 유학생에 빗장걸며 대학에는 문열라 압박 '이중잣대'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강제 추방 카드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당장 비이민자 F-1(학업 과정) 및 M-1(직업 과정)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이거나 도미를 준비 중인 외국 유학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100% 온라인 수업'을 검토하던 미 대학들이 대혼란에 빠지는 등 '가을 학기 개강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 유학생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규정 개정 공지문에 따르면 이번 가을학기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교에 다니는 외국 유학생은 미국을 떠나거나 100% 대면 수업 방식 또는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학교로 편입하는 두개의 선택지에 놓이게 됐다.그렇지 않을 경우 추방 절차의 개시 등을 포함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ICE는 밝혔다.
이와 관련, 가을 학기 동안 완전히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학교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미 입국 자체가 불허된다.
다만 어학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F-1 학생들과 직업 학위를 따려는 M-1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 등록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강제 추방 및 비자 발급 중단이 적용되지 않는다.로이터통신은 "미국이 100% 온라인 수업을 듣는 외국 학생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 절차 등은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에 따르면 미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천299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은 4.8% 수준인 5만2천250명이었다.또한 IIE 통계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를 기준으로 외국 유학생 규모는 100만명이 넘었으며, 이는 전체 미 고등교육기관 인구의 5.5% 수준으로, 외국 유학생은 2018년도 기준으로 미 경제에 447억 달러(약 53조 3천억원) 규모에 기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국가별 외국 유학생은 중국이 가장 많고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유학생이 전체적으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한국 유학생 규모는 대학별 정책과 연동돼 있어 아직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가속페달을 밟아온 반(反)이민 드라이브의 일환이자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학들의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정책 발표로 당사자인 유학생들과 미 대학들도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학 관계자들이 새로운 연방 지침에 맞추기 위해 허둥지둥했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갑작스러운 추방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현재 다니거나 지원한 학교가 어떤 정책을 정하느냐에 따라 미국 체류 허가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의 대학은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감안, 아직 가을학기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경우 학생들은 대학들이 방침을 정할 때까지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이번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학측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유학생의 수강이 원천봉쇄, 이들이 강제퇴출 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특히 장학금 대신 학비 전체를 내는 비중이 높은 외국 유학생들이 강제퇴출될 경우 대학들도 재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여서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재원 확보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하게 된 것이다.
외국 유학생들을 볼모로 대학들을 상대로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로이터통신은 얼마나 많은 비자 보유자들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될지 불투명하다면서도 해외 유학생들은 대체로 수업료 전액을 지불하는 만큼 많은 미국 대학들의 핵심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 가속화와 경제 정상화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수업 정상화 드라이브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국민 보호를 내세워 외국 유학생들을 추방하는 한편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불구 학교들을 상대로 '문'을 열도록 압박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정치적 이유로 가을 학기를 열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가을에 학교를 열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2일 코로나19 확산 차단 등을 이유로 이민 일시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올 연말까지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반이민 조치를 잇달아 취한 바 있다.
/연합뉴스
가을 개강 대란…하버드대 방침 안바꾸면 한국 등 유학생 강제퇴출 위기
코로나19 방지 내세워 유학생에 빗장걸며 대학에는 문열라 압박 '이중잣대'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강제 추방 카드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 들었다.당장 비이민자 F-1(학업 과정) 및 M-1(직업 과정) 비자로 미국에 체류 중이거나 도미를 준비 중인 외국 유학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기 위해 '100% 온라인 수업'을 검토하던 미 대학들이 대혼란에 빠지는 등 '가을 학기 개강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 유학생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어 파장이 예상된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이 6일(현지시간) 발표한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규정 개정 공지문에 따르면 이번 가을학기에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학교에 다니는 외국 유학생은 미국을 떠나거나 100% 대면 수업 방식 또는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채택한 학교로 편입하는 두개의 선택지에 놓이게 됐다.그렇지 않을 경우 추방 절차의 개시 등을 포함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ICE는 밝혔다.
이와 관련, 가을 학기 동안 완전히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학교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에 대한 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미 입국 자체가 불허된다.
다만 어학 연수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F-1 학생들과 직업 학위를 따려는 M-1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 등록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강제 추방 및 비자 발급 중단이 적용되지 않는다.로이터통신은 "미국이 100% 온라인 수업을 듣는 외국 학생들을 추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 절차 등은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에 따르면 미 고등교육기관(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해 기준 109만5천299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 유학생은 4.8% 수준인 5만2천250명이었다.또한 IIE 통계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를 기준으로 외국 유학생 규모는 100만명이 넘었으며, 이는 전체 미 고등교육기관 인구의 5.5% 수준으로, 외국 유학생은 2018년도 기준으로 미 경제에 447억 달러(약 53조 3천억원) 규모에 기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국가별 외국 유학생은 중국이 가장 많고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이 그 뒤를 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유학생이 전체적으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될 한국 유학생 규모는 대학별 정책과 연동돼 있어 아직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가속페달을 밟아온 반(反)이민 드라이브의 일환이자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학들의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이중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정책 발표로 당사자인 유학생들과 미 대학들도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학 관계자들이 새로운 연방 지침에 맞추기 위해 허둥지둥했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갑작스러운 추방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본인이 현재 다니거나 지원한 학교가 어떤 정책을 정하느냐에 따라 미국 체류 허가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현재 대다수의 대학은 코로나19 확산 추이 등을 감안, 아직 가을학기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때문에 상당수의 경우 학생들은 대학들이 방침을 정할 때까지 발만 동동 굴러야 하는 실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의 경우만 하더라도 이번 가을 학기에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대학측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 유학생의 수강이 원천봉쇄, 이들이 강제퇴출 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특히 장학금 대신 학비 전체를 내는 비중이 높은 외국 유학생들이 강제퇴출될 경우 대학들도 재정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여서 초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재원 확보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하게 된 것이다.
외국 유학생들을 볼모로 대학들을 상대로 오프라인 개강을 압박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림수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로이터통신은 얼마나 많은 비자 보유자들이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될지 불투명하다면서도 해외 유학생들은 대체로 수업료 전액을 지불하는 만큼 많은 미국 대학들의 핵심 소득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정책은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반이민 정책 가속화와 경제 정상화의 한 축이라 할 수 있는 수업 정상화 드라이브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국민 보호를 내세워 외국 유학생들을 추방하는 한편으로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불구 학교들을 상대로 '문'을 열도록 압박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이 정치적 이유로 가을 학기를 열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가을에 학교를 열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2일 코로나19 확산 차단 등을 이유로 이민 일시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지난달 22일에는 올 연말까지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반이민 조치를 잇달아 취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