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할 수 있다"…제주항공, 이스타 조목조목 반박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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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 인수 관련 입장문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전이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는 와중에 제주항공이 "셧다운(운항 중단)을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고,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 제주항공, 이스타에 선행조건 이행 재촉구
▽ "셧다운 요구·강제 사실 없다"
▽ "선결조건 이행 않으면 인수계약 해지"
또한 오는 15일까지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인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항공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사실상 파국 수순으로 치닫고 있다는 관측이 항공업계에서 나온다.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입장문을 내고 "-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제주항공은 "최근 보도돼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오는 15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측은 최근 잇따라 녹취파일과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는 제주항공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전날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현 AK홀딩스 대표)는 3월 20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제주항공은 "당시 이스타항공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전 대표가 국제선과 마찬가지로 국내선도 셧다운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사장도 유포된 녹음 파일에서 확인되다시피 ‘여러 제안을 전달받았으며,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이스타항공 구조조정 요구 의혹에 대해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달리 구조조정은 이스타항공에서 주식매매계약서 체결(3월 2일) 이전부터 기재반납 계획에 따라 준비한 사안"이란 입장을 반복해 전했다. 이어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SPA)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하며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 전문이다.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MOU 체결, 2020년 3월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하여 발표하여,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되었다. 특히 양사 간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도 발생했다.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영 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 간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당시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어제 밝혔듯이 노조에서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 문서가 있었는데, 이는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17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 이것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다.
그간 제주항공은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 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저리(1.3%)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119.5억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도 성실히 수행하여, 7월7일 베트남 기업결합심사 완료에 따라 국내외 결합심사도 완료되어, 제주항공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은 모두 완료되었다.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다.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 이렇게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미이행이 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다.
이스타 측은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이를 제주항공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모두 제주항공이 떠안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매매계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을 뿐이며,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피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기로 한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
최근 이스타 측은 지분을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스타 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 게다가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하여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되었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하여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
최근 보도되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들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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