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밟으면 바로 쏘는 놈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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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산차도 고성능 시대…줄줄이 출격하반기 현대차그룹이 고성능 차량들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아반떼 N라인을 시작으로 쏘나타 N라인, 제네시스 G70와 기아차 스팅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등이 엔진을 부릉대며 출시될 날만 기다리고 있다.
▽ '고성능' 아반떼 N라인·쏘나타 N라인 출시
▽ 잘 달리는 G70·스팅어 변경모델 하반기 출격
▽ 고성능=브랜드 이미지…수익성 개선에 필수
8일 현대차가 기존 아반떼의 성능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 아반떼 N라인의 렌더링을 공개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한 아반떼 N 라인은 기존 아반떼와 비교해 최고출력이 123마력에서 204마력으로 높아졌고 최대 토크는 15.7kg.m에서 27.0kgf·m으로 향상됐다. 주행성능 개선에 맞춰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동급 최고 수준의 대용량 디스크 브레이크도 장착한다.아반떼 N 라인에는 메쉬 라디에이터 그릴과 N 라인 엠블럼, 18인치 알로이 휠 등 N 라인 전용 디자인도 적용했다. 현대차는 아반떼 N라인을 이달 출시한다. 가격은 2300만원대에서 시작하고 풀옵션 가격도 3000만원을 넘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늦여름에는 쏘나타 N라인도 등장할 예정이다. 외관은 쏘나타 센슈어스와 비슷하지만, 아반떼 N라인과 마찬가지로 그릴과 범퍼 등 일부 디자인에 차별화 요소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습식 DCT를 탑재해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 토크 42.8kg.m의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당초 현대차는 아반떼 N라인과 쏘나타 N라인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출시 시점을 하반기로 연기했다고 알려졌다.현대차의 ‘N 라인’은 일반 모델과 고성능 N 모델 사이에 위치한다. 본격적인 고성능 모델은 아니지만, 일반 모델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한 개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대표적인 고성능 차량들도 새 옷을 입고 등장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G70 부분변경 모델과 기아차 스팅어 부분변경 모델도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일선 영업점에서는 10% 가까운 할인을 적용하며 구형 모델 소진에 나섰다. 스팅어의 경우에는 이달도 ‘대한민국 동행세일’과 연계해 기본 할인 1.5%에 K-동행 페스타 6.5~8.5%로 최대 10% 할인을 제공한다.제네시스 G70은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디자인에 맞춰 외관을 변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팅어는 외관 변화를 최소화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고성능 차량에 열을 올리는 것에는 대중차 브랜드에서 고급차 브랜드로 이미지를 개선해, 보다 높은 수익성을 거두려는 목적이 있다.
한국 소비자에게 친숙한 독일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역시 고성능 브랜드로 AMG와 M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일반 모델에 비해 비싸고 수익성도 높다. 일례로 대형세단인 벤츠 AMG GT 63s 모델은 가격이 2억4960만원에 달한다. 같은 크기의 벤츠 S클래스 가격은 1억3460만~2억960만원으로 보다 낮다.AMG와 M 등 고성능 브랜드는 다양한 신기술이 우선 적용된다. 이 기술들은 추후 양산차로도 확대해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을 끌어올린다. 특히 BMW의 경우 고성능 M 모델과 일반 모델에 디자인 요소를 더한 M 패키지를 운영한다. M 부품을 일부 사용한 M 퍼포먼스도 있다.
성능이 뛰어나지만 수요가 적은 M 모델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보다 저렴하지만 대중적으로 팔리는 M 패키지와 M 퍼포먼스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현대차의 N 역시 기존 아반떼나 쏘나타에 고성능 이미지를 넣고 값은 더 비싸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고성능 차량 자체의 경우에는 현대차그룹도 판매 실적은 다소 저조한 편이다. 제네시스 G70의 경우 2017년 출시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4만661대가 팔렸다. 가장 많이 팔린 지난해에도 1만6975대 판매에 그쳤다. 기아차 스팅어도 2017년 출시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만6862대가 판매되는데 그쳤다.
현대차그룹이 N 모델과 N 라인을 내세우는 이유도 BMW의 M과 같은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성능 차량을 선보일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을 알려 브랜드 이미지는 쇄신하는 동시에 보다 대중적인 세일즈 포인트로 N 라인을 설정했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단순 판매량만 따지면 4년째 판매하는 모델이 쏘나타 1년 판매량만 못한 수준이니 낙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고성능 모델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더 판매량이 적은 소형 해치백 벨로스터에 N 모델을 선보인 것도 같은 이유"라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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