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라니 증여' 꼼수 난무하는 여권…통합당 "막장 부동산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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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지역구 집 가족에게 증여 후 주소만 올려21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자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이에 여권에서는 다주택 공직자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시종도 강남 대신 지역구 주택 매각
윤호중은 매각 대신 아들에 증여
반포 대신 지역구인 충북 청주 집을 매각하기로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8일 결국 서울 반포 아파트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노영민 실장은 현재 관사에 거주 중이고 반포 아파트에는 아들이 살고 있다. 노영민 실장은 "반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아들이 좌불안석"이라며 감정에 호소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다주택 의원들을 향해 이른 시일 안에 처분 계획을 밝히라고 통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1대 총선 다주택 후보자의 경우 2년 안에 1채만 남기고 나머지를 처분하겠다는 서약서를 받은 바 있다.일부 여권 인사들은 벌써부터 "전세에 묶여있어 어렵다" "집이 팔리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상황이 급박해지자 일부 다주택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는 각종 꼼수가 난무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주택을 매각하는 대신 아들에게 증여했다. "집을 재산증식 수단으로 삼지 말라"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역행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니 매각 대신 증여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핵심 친문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은 올 3월 기준 서울 서대문구 다세대 주택을 증여했지만 대신 배우자 명의로 주택·상가 복합 건물을 신규 매입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의 경우 지역구인 대전 서구 아파트는 가족에게 증여하고, 가족에게 증여한 아파트에 주소지만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병석 의장 측은 "서울 서초구 아파트의 경우 기자 때부터 소유해 만40년 간 실거주를 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재개발에 따른 관리처분기간이어서 3년 간 매매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 역시 앞서 집을 한 채 팔았지만 서울 송파구 아파트를 남기고 자신이 도지사를 맡고 있는 충북 청주의 아파트를 팔았다.
이는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 특히 박병석 의장의 경우 서초 아파트 시세가 4년 만에 23억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영민 실장, 박병석 의장, 이시종 지사 등 충청권을 대표하는 여당 정치인들이 모두 지역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주민들이 민주당 탈당계를 내며 반발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해 12월 참모진에게 "수도권에 집을 2채 이상 보유했다면 6개월 내에 한 채만 남기고 처분하라"고 권고했지만 대부분 지키지 않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달 언론사 경제부장 오찬 간담회에서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한 정부부처 고위 공직자는 한 채만 빼고 처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지만 본인도 지키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 가운데 최초로 "집 한 채만 남기고 팔겠다"고 공개 선언했던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여전히 다주택자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수도권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한 일부 청와대 참모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간 보유한 주택 시세가 10억원 넘게 올랐다.
또 더불어민주당 1주택 외 주택 보유자는 총 180명 중 42명이었다.
이중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의 주택처분 서약 권고대상에 속하는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2채 이상을 보유한 국회의원은 12명이고, 6․17 대책 기준을 적용할 경우 9명이 늘어난 21명이다.
미래통합당은 여권이 뒤늦게 다주택 정리에 나선 것에 대해 ‘막장 부동산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은 논평을 통해 "시장원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부동산정책의 기조전환 없이는 백약이 무효하다"며 "투기세력을 막을 수 있는 정확한 핀셋정책과 재건축, 재개발 완화를 통해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만이 답"이라고 주장했다. 한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정책을 통해 집을 파는 게 이익이 되도록 하면 알아서 팔 것"이라며 "여권 인사들이 억지로 집을 판다고 해서 국민들이 따라서 집을 팔 리가 없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