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언유착 의혹 독립수사본부 구성"…추미애, 즉각 거부

秋장관 지휘 6일 만에 尹총장 '대답' 내놨지만…

尹총장 절충안 건의
"서울중앙지검 現수사팀 포함
서울고검장이 수사본부 지휘
총장에게 결과만 보고"

秋장관 100분 만에 'NO'
"사실상 수사팀 교체·변경
지시 이행으로 볼 수 없다"
감찰 등 후속조치 단행 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이 포함된 독립적 수사본부를 꾸려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절충안을 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했으나, 추 장관은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추 장관은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윤 총장에 대한 감찰에 들어가는 등 후속조치를 조만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갈등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尹의 제안, 100분 만에 거부한 秋

윤 총장은 이날 오후 6시10분께 “추 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 의견을 고려했다”며 “현재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안을 추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장은 김영대 서울고검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이번 수사에서 손을 떼겠다는 구상이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은 지 6일 만이며, 추 장관이 이날 오전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낸 지 8시간여 만에 나온 입장이다.추 장관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라”고 윤 총장에게 지시했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일부만 수용한 셈이지만, 추 장관의 지휘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절충안을 내놓으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3일 열린 검사장 간담회에선 추 장관의 지시가 검찰청법에 명시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해 위법하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검찰 내부에선 현 수사팀이 오히려 ‘무리한 수사’를 하는 등 불공정 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윤석열 감찰 등 후속조치 내놓나

하지만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입장을 밝힌 지 1시간40여 분 만인 이날 오후 7시50분께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이번 사건 수사를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는 기존의 강경한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추 장관은 이날 연가를 낸 상황에서도 윤 총장의 제안을 보고받은 즉시 단호한 입장문을 냈다.

이날 윤 총장이 제시한 ‘독립 수사본부’ 제안은 당초 대검과 법무부 실무진이 물밑협상을 통해 나온 결과였으나, 추 장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법조계에선 추 장관이 이날 ‘데드라인’으로 정한 9일 오전 10시까지 윤 총장이 지휘 전격 수용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다면 윤 총장에 대한 감찰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을 감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대검은 추 장관이 거부 의사를 밝힌 이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윤 총장을 향한 사퇴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혁/안효주 기자 twopeople@hankyung.com